시오노 나나미가 감동한 마키아벨리의 어록, “군주가 결단력이 없을 때 조롱받는다”. 조롱.
소름이 돋는다. 비늘처럼.
‘벼랑끝 전술의 양대 달인’-노무현과 김정일을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다. 이건 전 세계 관객을 일거에 모두 빨아들인 블록버스터! ‘이명박 극장’은 텅텅 비었다. 노무현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대통령 이명박에 맞서 벌인 긴긴 사투는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김영삼, 김대중의 깜짝쇼들은 이름도 댈 수 없게됐다. 김정일의 순발력은 정말 걸출하다. 벼랑 밑으로 아예 밀어버린 것, 그게 제2차 핵실험이고 미사일 난사(亂射). 비열하고 잔인하다? 정권이 순진한 건 미덕이 아니라 무능력이다.
이명박 정권은 두 사건을 정권 안보와 관련해 최대 악재, 최고 위기라고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국민장만 불상사없이 잘 치르면 되고, 국제공조로 대북 제재만 잘 하면 되고? 또 그렇게 우물쭈물 넘어간다면 6월은 이명박 정권에 가장 잔인하게 닥쳐올 것이다. 잔인하게.
이명박 정권의 위기는 자업자득! 무슨 일이든 우유부단. 자살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정권을 맡을 자격도 없다. 검찰에 불러들이는 순간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결단을 내렸어야했다. 결단을! 우물쭈물하지 말고. 이런 역사적 비극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그게 통치권자의 리더십이다. 김정일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흥! 남북정상회담 한번 하려고 초조하군. 대북특사 파견하겠다고? ‘종북(從北) 김일성 신도’ 황석영을 대통령 특별기에 태워 기념사진 찍었지만 돌아온 게 뭐? 개성공단 폐쇄하지 않겠다고 비위 맞췄더니 돌아온 게 뭐? 김일성 생일이 있으니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가입을 전략적으로 하자고? 김정일이 핵을 조물락거릴 때 즉각 PSI 전면 가입하고, 개성공단 철수하고, 군사적 대응책 발표하고, 이랬다면 김정일은 절대 장난을 칠 수 없었다. 이제 와서 PSI 가입한다고 무슨 약발? 시오노 나나미가 감동한 마키아벨리의 어록, “군주가 결단력이 없을 때 조롱받는다”. 조롱.
대통령 이명박은 사면초가. 박근혜와 이회창도 받은 게 없으니 도와줄 생각도 없을 것. 대통령 이명박은 목숨 건 자기 투쟁, 하늘을 찌르는 결단력, 김정일을 능가하는 결기를 당장 보여야 한다. 국민 앞에 당당히 나와야 한다. 180도 완전히 바뀐 ‘뉴 MB’로. 한국 사람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 대통령이시여!
[[윤창중 / 논설위원]]
대통령 이명박의 결기
- 윤창중(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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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28, 1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