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는 개는 짖도록 내버려 둬야

짖는 개를 두려워하거나 짖는 개에게 굽실거리면 패가망신한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지만, 짖는 개도 무는 수가 있다. 짖는 개는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보다 더 큰 두려움을 상대방이 느끼도록 소름 돋는 소리와 험악한 인상으로 기(氣) 싸움을 유도한다. 상대방이 물러가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공포에 질려 꼬리를 말고 항복하면 목적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고,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상식을 확신하고 힘도 없는 것이 피식피식 웃으며 방어 태세를 전혀 갖추지 않고 섣불리 덤비면 기습적으로 콱 물어 단숨에 완승할 기회가 절로 굴러오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지난 16년간 북한이 톡톡히 재미 본 수법은 바로 이 짖는 개의 꼼수였다. 한국과 미국은 무엇이 그리 두려운지 북한 공산봉건군국주의 집단이 원하는 대로 첫째 아니면 둘째 방법으로 때로 들릴 듯 말 듯 깨갱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빽 소리도 한 번 못 치고 스스로 코를 꿰어 밧줄을 길게 늘여 뜨려 365일 인민복 애용으로 인민 편인 척하는 절대 권력자에게 맡겼다. 밧줄만 준 게 아니라 전리품도 두둑이 안겨 주었다. 공식적으로 확인한 된 것만 시중 환율로 따져 북한 1년 예산의 35년 치인 70억 달러이다. 한국의 쌀을 주면서 국내 가격의 5분의 1 수준인 국제시세로 친 것이니까, 여기서 최소한 30억 달러는 추가해야 한다. 더구나, 합하면 한국 못지않은 미국과 일본이 퍼준 것은 제외했다.

 

 짖는 개는 스스로 지칠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 준 다음 유유히 현장에서 떠나 그 개가 미쳤는지, 배고픈지, 아픈지, 주인에게 학대받는지, 주인이 어떤 자인지 세밀히 조사하여 그에 대한 대응책을 빈틈없이 세워야 한다. 북한의 방송과 신문과 군부가 이제까지와 같은 수법이 계속 통할 줄 알고 핵폭발하는 소리를 내지르고 미사일 이빨을 드러내고 서울과 인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공갈하면, 고삐에 달린 밧줄을 딱 끊고 고삐도 벗겨서 내동이치고, 상납금도 딱 끊고 소리 없이 옛 서독이 옛 소련의 SS-20에 대해 미국의 퍼싱II를 배치하였듯이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고, 서해안이든 동해안이든 휴전선이든 진돗개 1호를 발동하여 가만히 지켜만 보면 된다. 그러다가 진짜 물려고 하면 잽싸게 몸을 피한 다음 단숨에 허리를 뚝 부러뜨려 버려야 한다. 그러면 자유통일이 덩굴째 굴러들어온다.

 

 쉬운 일을 어렵게 하는 자보다 어리석은 자는 없다. 지난 16년간 한국과 미국이 바로 그러했다. 북한에 비해 힘도 수십 배 수백 배 세고 돈도 수만 배 수억 배 많은데, 지혜가 모자라고 기가 약하여, 요란하게 짖는 소리와 사나운 이빨에 오금이 지려 질질 끌려 다니느라 북한 주민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남남 갈등만 증폭시키고 한미 관계만 악화시켰다.

 

 짖는 개의 편인지 따라서 짖고 그 개 주인의 편인지 행동으로 그에게 이쁜 짓을 골라 하는 자들이 문제인데, 그들도 스스로 지칠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언젠가 새 세상이 오면 슬그머니 돌아오거나 그 전에 때를 잘못 판단하여 스스로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로 들어갈 것이니까.   (2009.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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