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의 주민이 숨어서 신앙생활!

"北기독교인들은 로마의 박해를 받던 초기 기독교인들처럼 지하교회에서 주로 밤에 서너 명씩 모여 예배를 봅니다" 미국의 수정헌법 1조는 정치와 종교의 영역을 분리했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무관해서가 아닙니다. 특정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는 소위 神政(신정) 정치는 국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정치가 종교를 지배하는 철권통치는 국민의 종교자유를 탄압하는 까닭입니다. 미국헌법 작성자들은 이처럼 정치와 종교를 떼어놓는 혜안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헌법도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갈라놓았습니다.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 등 대다수 나라가 정교분리를 헌법에 명시한 것은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예속시켜 인권을 짓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주민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선교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인교회 연합체인 KCC, 즉 ‘북한자유를 위한 한국교회연합’이 2010년 7월 ‘국제기독교기구’를 만듭니다. 한국에서 100명, 미국과 캐나다에서 100명, 일본과 호주에서 100명 등 약 300명이 동참합니다. ‘국제기독교기구’는 오는 9월 워싱턴에서 대규모 전략준비회의를 엽니다.

준비위원들은 미국 상하원 의원 수십 명을 만나 국제기독교기구의 창설에 관심을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그 취지가 전달되도록 협조를 구할 계획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제한적이나마 북한에도 종교자유가 현실화하는 게 기도제목입니다.

국제기독교기구의 기도는 ‘행동하는 기도’가 될 겁니다. 기구창설을 주도하는 KCC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2004년 제정되고 2008년재 승인되는 데 산파 역할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단체입니다. 국제기독교기구의 출범과 활동에 기대가 모이는 연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국제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는 2007년부터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성경을 낭독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가지고 다니다가 큰 화를 입을 수 있어 믿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고안한 기발한 방송입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북한 주민들이 이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중국과 한국 등을 통해 단파 라디오를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방송으로 성경을 들으면서 받아 적어 손수 자신의 성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맘대로 성경을 펼쳐놓고 읽지 못해 답답하겠지만, 귀를 쫑긋해 성경을 받아적으며 믿음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2008년부터 팩스(확스편지)를 선교 도구의 하나로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북한 내 대외기관이나 외국에 주재하는 대사관들에 선교전단을 보냅니다. 북한 측으로부터 선교전단을 더는 보내지 말라는 협박성 답변을 받기도 하지만 ‘순교자의 소리’는 이에 굴하지 않습니다.

북한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박해를 받던 초기 기독교인들처럼 지하교회에서 주로 밤에 서너 명씩 모여 예배를 봅니다. 일요일엔 공원에 모여 쉬쉬하며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신앙을 붙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이 중국에 머물 때 종교단체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 혹독한 처벌을 받습니다. 과거 로마에서처럼 원형경기장에 내던져져 사자밥이 되지는 않더라도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거나 심하면 처형당할 수도 있다는 게 ‘순교자의 소리’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북한 당국은 과거엔 조선시대의 기독교 탄압 때처럼 신자들을 대부분 공개처형을 했지만, 최근엔 국제사회 눈치를 보느라 공개처형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감아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외부세계의 눈을 의식해 비밀로 처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벌 수위와 방법을 알 수 없습니다.

국제감시단이 수용소를 방문해 종교탄압의 피해사례들을 파악해 국제사회에 알리려 했지만, 북한당국이 문을 열지 않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15만에서 20만 명의 수감자 가운데 일부는 종교적 신념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몇몇 선교단체의 산발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미국정부의 자문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 5월 1일 ‘2009 연례 종교자유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특별 우려 대상국으로 8개국을 지목했습니다. 북한은 불명예스럽게도 2001년부터 8년 연속 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또 국제기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가 선정한 종교탄압 50개국 가운데 북한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6년 연속이라 눈길을 끕니다. 남한의 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에서 하는 ‘인기가요 상위 10’ 프로그램에 몇 주 연속 뽑혀도 큰 소식인데, 8년 연속 명단에 들었다거나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놀랄 만합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나 민주화 수준을 가늠하는 명단에 오르지 않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인적교류가 증가하면서 북한주민들에게 기독교가 전파될 기회가 예전보다 많아졌습니다. 현재 약 10만 명의 북한주민이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누구도 잡을 수 없지만, 국제 선교단체의 노력으로 신자 수가 점점 늘고 있답니다. 북한의 지하교회에서 활동하는 기독교인들이 중국으로 건네오는 편지에는 감사의 글귀가 가득하다고 선교사들은 전합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