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화해와 용서는 평화를 깨는 전쟁의 지름길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사 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용서와 화해를 화두로 들고 나왔다. 갈등과 분열의 한국사회에서 원론적으로 화해와 용서는 좋은 정치적 화두이다. 하지만 구체적 각론에 들어가면, 이명박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는 그의 무원칙과 낭만성을 은폐하려는 치사한 변명이 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질적으로 가진 '정치적 낭만주의'의 한계가 이번 '화해와 용서'의 일방적 선언에도 묻어있는 것 같다. 진정한 화해는 진실과 정의가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에 이명박 대통령은 둔감한 것 같다. 거짓과 사기를 마음 속 깊이 품은 좌익반란세력에 화해는 불가능하다는 역사적 경험(사실)을 이 대통령이 무시하는 듯하다. 지역적으로 동서갈등, 이념적으로 좌우갈등, 세력적으로 민주화/산업화세력의 갈등을 조성한 장본인인 김대중을 품고 진정한 화해가 가능할까?
집단 간에 감상적 용서와 기만적 화해는 분쟁과 전쟁의 원인이다. 지난해 광우난동사태를 조성해서 이명박 정권 타도에 나섰던 남북한 좌익세력에 대한 정확한 진상과 공정한 심판 없이, 용서와 화해를 함부로 내세우는 것은 겁약한 통치자의 굴복 제스쳐가 될 수도 있다. 정치는 개인 간의 사적 용서와 화해의 영역이 아니다. 무조건 용서하는 덕은 개인 간에서는 가능할 지 모르나, 7천만 인구에 이념과 지역 대결이 벌어지는 한반도에서 불가능하다. 낭만적인 용서와 화해는 자칫 덕치(德治)는커녕 법치(法治)도 파괴하고 폭정을 낳을 수 있다. 통치자의 헛된 관용이 무능으로 이어져 결국 잔혹한 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거짓 화해와 평화를 들먹이는 유약한 정권의 '정치적 낭만주의'가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전체주의 지도자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용서와 화해'의 내용을 그의 연설에서 그대로 인용하면서 살펴보자.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상과 빈소도 화해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찾아가 화해하는 모습과 입장이 크게 달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나는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라고 언급한 뒤에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라고 규정했다. 대체로 현금의 한국상황을 고려한 시대의 추세를 반영한 통치자의 지적 같다. 현실적으로 최소한이라도 가능하다면, 통합의 메시지를 대통령이 전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좋다. 하지만 좋은 정치적 명분(용서와 화합)을 남용해서 착취하는 각론의 문제는 남아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는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미움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입니다'라고 라디오 연설에서 선언했다. 당위성의 측면으로 봐서, 한국사회는 억지와 깽판을 제거하고 대화와 과정을 중시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원론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관용과 타협의 강조도 옳은 주장이나, 거짓 용서와 값싼 동정의 정치사회적 병폐는 여전히 각론으로 남아있다.
대통령은 또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이념 갈등이 약화되고 통합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는데, 유독 정치만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한 학회에서) 많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옳은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통합'을 가장 중심적인 의제로 삼을 것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앞장설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념의 포기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대통령이 잘 고수하고 발전시키면, 좌익세력에 의한 정치적 갈등은 사멸된다. 하지만 남한정부가 도전하는 좌익세력에게 일방적 중도실용으로 나가며 이념을 포기한다고 한반도에서 이념적 대립이 사라질까 의심된다.
이 대통령은 또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정치개혁도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반드시 할 것입니다. 옳은 길인 줄 알면서도 작은 이기심 때문에 정치 개혁을 외면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특정 정파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넘어서, 고질적인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여야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분열하면 작아지고 통합하면 커집니다'라고 부탁했다. 통합을 위해서 행정구역과 선거제도 개혁을 그는 강조한 것 같다. 정파를 초월한다는 과도한 통치자의 명리(정치적 명분)는 인간본성을 해치면서, 정치사회적 폐악으로 귀착될 수 있다. 적절한 상식과 합법적 질서도 유지시키기 힘든 대통령이 너무 큰 욕심을 내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은 '통합의 길로 가려면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해져야 합니다. 그 가능성을 우리 국민은 이번에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의견이 다를 수가 있고, 또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습니다. 역사의 공과는 역사가들이 엄밀하게 평가하겠지만, 공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뜻도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임 대통령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사회적 통합의 길로 판단한 듯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뚱 맞은 주장은 사실상 김대중 대통령의 무리한 국장 결정에 대한 치사한 변명으로 국민의 귀에 들릴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그 '기적의 역사'를 이끌어 온 전직 대통령들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고 곧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는 길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의 역사, 승리의 역사로 이어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희호 여사와 남은 유족들에게도 다시 한 번 위로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라디오 연설을 마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국장과 현충원 안장에 따른 부정적 국민여론을 개념하여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자고 생뚱맞게 주장하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40% 넘어섰다는 청와대의 여론조사 발표에도 뭔가 신뢰가 생기지 않는 것이 국민의 심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과 현충원 안장이 화해의 기폭제가 되길 바란 듯하다.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김대중 추종 좌익세력이 남북한 간의 좌익세력들 끼리의 화해만 추구하고, 남한 내의 동서갈등과 이념갈등을 조장하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선한 마음에서 나온 화해와 용서의 정책은 사특한 남북한 좌익세력의 반동에 의해서 더 악화된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다. 집단과 세력 간의 갈등에서 어지중간한 화해와 평화가 항상 더 큰 갈등과 전쟁의 원인이 된다고 정치적 현실주의자들은 지적한다. 자신을 타도하려는 좌익선동세력에 찍소리 못한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정의와 타산을 넘어서서 진정한 중도와 화해의 힘을 가졌을까? 중도는 참으로 지혜롭고 용감하고 유능한 통치자의 슬로건으로 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는 겁약한 통치자의 변명이 될까 두렵다. 남북한의 좌익세력은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굴복해서 화해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꾸 낭만적으로 화해와 용서를 일방적으로 추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승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화해와 통합을 먼저 들고나오는 것은 적절한 제스쳐이다. 하지만, 자신과 국가를 대적해온 좌익세력의 개과천선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핵무기를 가슴에 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거짓 화해와 통합의 제스쳐를 보이는 김정일 집단을 경계해야 한다. 김정일 좌익세력이 말하는 민주는 독재고, 평등은 억압이고, 평화는 전쟁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김정일과 김대중의 정치적 언동에 스민 기만과 폭력을 간과하면, 절대로 화해와 평화가 불가능하다.
화해와 통합의 이름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낭만적 민족주의에 빠져서 냉혹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함부로 북한과 화해와 통합을 선언하게 되면, 내치와 외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대적하는 좌익세력의 선명한 사죄를 받고 그 다음에 화해의 조심스러운 발길을 내디뎌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민족의 력도'라고 부른 김정일이 왜 갑자기 화해의 모드로 나오는 지에 대해서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값싼 용서와 동정만큼 억울할 악업을 쌓는 악행을 없다. 기독교인들이 개인 간의 관계에서만 가능한 '희생적 사랑'을 집단 간의 관계에 함부로 적용하면 '악에 선이 먹히는 현상을 낳을 수 있다'고 라인홀드 니버는 지적했다. 보복적 정의도 실현하지 못하는 통치자는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능력은 없고 굴종의 변명만 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질적 '정치적 낭만주의'를 이번 '화해와 용서 선언'에서도 경계한다. 진정한 용서는 과거를 반성하고 과오에 대해 보상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한 정의론자는 가르쳤다. 좌익세력의 악질적인 반란, 기만, 깽판, 선동에 대해 분명한 사죄와 회개를 전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조심스럽게 좌익세력과 화해의 모드로 나가야 한다. 거짓 용서와 거짓 화해는 거짓 평화를 조성해서, 결국은 더 큰 갈등과 분쟁의 기폭제가 됨을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낭만주의'가 거듭 걱정된다.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은 화해 이전에 법치라도 유지시켜줬으면 한다. 용서와 화해의 덕치 이전에, 자신을 축출하려는 반란세력에게 법치라도 실행하는 상식적 대통령이 그립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와 화해에 뭔가 의구심과 불안감이 생긴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李대통령 제22차 라디오연설 전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어제, 우리는 한국 현대사의 큰 정치지도자 한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온 국민이 경건한 마음으로 함께 애도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편히 잠들도록 기원했습니다.
올해는 우리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 여러 분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그분들의 삶과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길에 대해서도, 또한 살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봄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평생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가셨습니다. 가시는 순간에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조문 행렬을 이루면서 기다리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나눴습니다. 이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우리 마음속에 더 큰 분으로 남으셨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상과 빈소도 화해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찾아가 화해하는 모습과 입장이 크게 달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나는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고인의 삶과 죽음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저는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미움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입니다.
지난주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세계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정치가 이제는 극한적인 대결과 낡은 이념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이념 갈등이 약화되고 통합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는데, 유독 정치만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옳은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통합'을 가장 중심적인 의제로 삼을 것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앞장설 것입니다.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정치개혁도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반드시 할 것입니다.
옳은 길인 줄 알면서도 작은 이기심 때문에 정치 개혁을 외면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특정 정파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넘어서, 고질적인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여야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분열하면 작아지고 통합하면 커집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이자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계기에 지역과 계층, 그리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합의 길로 가려면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해져야 합니다. 그 가능성을 우리 국민은 이번에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의견이 다를 수가 있고, 또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습니다. 역사의 공과는 역사가들이 엄밀하게 평가하겠지만, 공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뜻도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그 '기적의 역사'를 이끌어 온 전직 대통령들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고 곧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는 길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의 역사, 승리의 역사로 이어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희호 여사와 남은 유족들에게도 다시 한 번 위로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李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에 대한 논평
- 조영환(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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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4, 2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