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붉게 물들이려고 미쳐 날뛰던 마교(마르크스교) 집단이 1953년 한반도에서는 찜찜하게 물러났지만, 위장평화공세와 번개작전의 대성공으로 1975년 인도지나반도에서는, 세계경찰이 바다 건너 불구경하는 사이, 개선의 나팔을 높이 울렸다. 그들의 나팔 소리는 북아메리카와 서유럽에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켜 모택동과 호지명은 비틀즈와 엘비스 프레슬리와는 한 차원 높은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그 때가 마교의 전성기였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 좌익세력의 요청으로 소련군 5개 사단이 침공하면서 마교 집단은 오히려 급속도로 힘을 잃었다. 그들은 체면만 잔뜩 구기고 10년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친 다리를 질질 끌며 꽃다발 하나 없고 박수 소리 하나 없는 고향 앞으로 갔다. 바로 다음 해부터 불과 이삼 년 사이에 한때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마교 집단은 스스로 무너졌다.
 지구촌을 수십 번 폭파시킬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는커녕 AK-47 소총 한 방 못 쏴 보고 마교의 집단은 정의의 심판을 받았던 것이다. 마교의 나라에선 노동자농민의 낙원이란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간 노동자농민이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만인 평등의 주인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이 모조리 박탈된 국가노예란 걸, 봉건노예보다 못한 ‘1984년’ 국가노예란 걸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아무 힘없는 그들은 무저항과 비폭력으로, 태업(怠業)으로, 대를 이은 끝없는 생산성 떨어뜨리기로 철의 장막이 붉게 녹슬어 훈훈한 서풍 글라스노스트 한 바람에 풀풀 날아가게 만들었다.
 오로지 한 곳만이 국가노예제를 한층 더 강화하여 세계4대 강국이 한 귀퉁이씩 차지한 6자회담의 테이블을 수시로 뒤엎고 있다. 한국과 미국과 일본 등의 쓸모 있는 바보들로부터 환하게 웃으며 인도적 지원을 받아 주는 것만으로 노벨평화상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뒤로는 그것을 유유히 빼돌려 보란 듯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여 인공 지진을 두 번 일으키고 심심하면 영양실조에 걸린 수백만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눈먼 돈으로 미사일 축포를 쏘아 올린다.
   
 모택동의 광팬이 한국호의 선장이 되면서 한국 최초 노벨상 수상자의 뜻을 충실히 이어받았다. 그는 전임 선장마저 한사코 부인하던 북핵을 ‘일리 있다’고 세계경찰의 수장이 들으란 듯 그 집에 초대되어 간 길에 기자들에게 작심하고 흘렸다. 그는 민족의 자존심을 살려 기울어진 외교의 균형을 잡겠다고 호언했다. 민족의 자존심을 들먹이며 남의 나라에 와서 주인 행세하는 군대의 우두머리에게 객장(客將)의 위치로 돌아가라며 지휘권 이원화를 요구했다. 세계1차 대전으로 풍전등화에 놓였던 유럽을 구하는 보안관으로서 전쟁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약 한 세기 동안 크고 작은 모든 분쟁 지역에서 지휘권을 일원화하여 인류의 평화를 지킨 미국에게 그것은 이별의 노래로 들리지 않을 리 없었다.
―오냐, 1950년 직전처럼 또 나가 주마! 1975년 직전처럼 인도지나반도에서 떠나던 것처럼 떠나 주마. 
 
 2012년 작시작전권 이양 또는 한미연합사 해체로 한국 안보의 둑은 절반 이상 모래성이 되었다. 유사시 즉각 동원될 69만의 세계 최강 군대는 그로써 공갈 군대, 유령 군대가 되어 버렸다. 1975년 바다 건너 불구경하던 것처럼! 지휘를 이원화하면 서류상 동맹군의 총부리와 서류상 적의 총부리를 함께 경계해야 한다. 그런 곳에서는 싸울 수가 없다. 이전투구의 개죽음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권 후보 본인도 아니고 그 아들의 미심쩍은 군 면제를 5년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두 번이나 크게 재미 본 군미필 한국호 옛 선장과 상병 만기 제대 출신의 한국호 새 선장은 전생의 형제로서 두 몸 한 마음으로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이 아니라 무려 20만 명을 한꺼번에 영구히 군 면제시켜 주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핵무기에 최소 3천km 사정거리의 미사일로 중무장한 110만 군대가 휴가 한 번 없이 10년 장기복무하는 것에 맞서, 최대 3백km 사정거리의 미사일밖에 없는 65만 군대가 정기휴가와 포상 휴가와 외출로 심신을 새롭게 하면서 2년 단기복무하는 것도 너무 길다며 일찍 취직하여 오순도순 살며 인구를 많이 늘리라며, 6개월을 줄여 주기로 국회 다수 의석을 이용하여 새로운 평화의 법을 만들었다. 안보의 둑에 초강력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여 4분의 1을 한꺼번에 모래성으로 바꾼 것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비법을 터득한 천출장군은 피곤한 척 일그러진 척 표정관리하기에 바쁘다. 그는 뒤꼭지로는 1975년 인도지나반도 역사를 되돌아보며 앞꼭지로는 바로 눈앞의 2012년을 바라본다. 강성대국! 100주년 태양절 딱 이틀 후에 한국 군사정보의 95%를 담당하고 한국군 화력의 2배를 간직한 3만 군대가 괌과 오키나와를 바라다보는 평택의 바닷가에서 열중쉬어 하는 건 기정 사실, 그 날이 바로 강성대국이 현실화되기 시작하는 날!
 2009년 한미연례안보회의에서 미국의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군대를 총동원하여 한반도를 사수하겠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빈말 약속을 되풀이했다. 그것을 진짜 약속으로 만드는 길은 임기가 2012년까지인 한국호 새 선장의 발걸음에 달려 있다. 한국 안보의 둑 4분의 3에 다이너마이트를 매설한 자가 2020년까지 약속한 621조원 상당의 군사비가 너무 과하다며 불문율로 정해진 매년 8% 증가율을 한 해만에 3.8%로 실세차관을 내세워 관철한 한국호 새 선장의 ‘정신력’ 입이 아닌 실지로 걸어가는 발에 달려 있다. 지만원 군사전문가는 세계 군비의 약 50%를 담당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이때, 그 어려움을 화끈하게, 쩨쩨하게 150명이 아니라 2개 사단 약 3만 명을 파견하는 게 해법이라고 제시한다. 그러면 3.8% 군사비 증액도 문제될 것이 없다. 감동 먹은 미국이 2012년 이후에도 사실혼 남녀가 더 큰 실리를 위해서 잠시 위장 별거하듯이 한국에 빙긋이 웃으며 남아 휴전선을 부리부리 지켜볼 것이다.
 비대칭 무기 개발로 마교의 교주는 전력을 일시에 두 배 세 배로 늘렸다. 그에 맞서 국민 대신 민족, 동족상잔의 쓰라린 기억 대신 별나라의 무지갯빛 평화를 외치며 스스로 안보의 둑을 4분의 3이나 허문 나라! 8km 사정거리의 대포로 정조준한 적의 함선에 지엄하신 군군통수권자의 명령을 준수하여 200m까지 다가가 옆구리를 들이대며 평화의 방송을 보내는 나라, 멀쩡한 날에 한꺼번에 물의 둑을 열어제쳐 한가히 밤하늘의 별을 헤며 평화의 시간을 즐기던 6명을 수장시키고도 킥킥 웃으며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모두가 잊을 만한 때 단돈 만 원의 조의금도 안 보내면서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말에 감격하여 덥석 사과로 받아들여 주는 나라! 
 서울의 심장부 공항을 무력화시키는 초고층 빌딩을 시원하게 허용하는 한국호의 새 선장! 군 복무 단축, 한미연합사 해체에 대해 취임 2년이 다 되도록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새 선장! 과연 심신이 허약해 군복무를 면제 받은 그가 허물어진 안보의 둑 4분의 3을 초강력 불도저를 동원해 새로 건설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발가벗고 대로를 달려가는 소녀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는 나날이다.
 (2009. 10.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