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맛보고 싶은 감격!

“휴전선이 무너졌고 북에 갇혀 살던 우리 동포들이 구름처럼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미국 야구의 마지막 승자를 가려내는 월드 시리즈에서 이기고 선수와 코치와 지지자들이 서로 얼싸안고, 때로는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길길이 뛰는 광경을 보면 보는 사람도 감격스럽습니다.

그런 기쁨이 나의 일생에도 꼭 한 번 있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낮 12시” 일본 총독부에서는 이미 발표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쩌다 라디오를 틀었더니 정오에 그 방송이 나왔던 게 아닙니다. 그 날 12시에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집집마다 라디오가 있던 세월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길거리 가게 앞에 모여서 12시 방송을 기다렸습니다. 꼭 열 두 시가 되어 일본 천황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대일본제국은 연합군에 대하여 무조건 항복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방송을 듣던 일본인은 당장 고개를 뚝 떨어뜨리면서, “이렇게 쉽게 망할 줄은 몰랐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인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였습니다. 그러나 곧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일본이 망했으니 우리는 해방이 되고 독립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세, 만세, 또 만세”

그런 감격을 또 한 번만 경험하고 죽었으면 합니다. 그 감격은 틀림없이 “휴전선이 무너졌고 북에 갇혀 살던 우리 동포들이 구름처럼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방송일 것입니다.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그런 감격을 맛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세종시 가지고 싸우지 말고, 감격의 그날을 기다리며 준비합시다. 그날은 틀림없이 찾아올 것을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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