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1만톤 지원에 대한 불만의 포사격!

한국 언론의 '4군단장 김격식의 도발' 운운은 북한체제를 모르고 하는 소리. 서해교전이 우발이냐? 도발이냐? 를 따지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 이유는 획일화된 북한 구조상 한 번도 아닌 세 번의 교전이란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인은 재북 당시 통전부에서 근무했던 일원으로서 이미 2006년 7월호 신동아에 김정일 지시로 일어난 서해교전 전 후반 내용을 기고한 적 있다. 북한의 서해도발 전략을 요약한다면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햇볕정책 역이용 전략의 일환으로서, 육지에서는 대화를 통해 대북지원을 이끌어내는 한편 남북갈등 연장선에서 교전지역을 바다로 옮긴 것이다.

 

둘째는 김대중의 햇볕정책 선언 이후 들고 나온 한나라당의 상호주의를 차단하기 위한 완충지역 확보 목적으로서, 남한 정치권에 햇볕정책이 고착되도록 지원하기 위한 평화협박 전술이다.

 

셋째는 대북지원으로 인한 주민들의 親韓 정서를 희석시키고 서해교전을 통해 반한정서를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대내결속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김정일은 서해교전안을 보고받고 대화와 경협을 통해 체제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계속적으로 체제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오늘날의 새로운 전선이고 38선이라고 극찬했다.

 

7년 만에 재현된 북한의 이번 3차 서해교전 의도는 다음과 같이 해석해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대북문제에 충격을 주기 위한 관심전략이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북한의 존재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 美北양자회담에 탄력을 주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바겐 전략이 한미정책공조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한미갈등용이며, 향후 남북대화 및 美北양자회담에서 노출될 북한의 대외적 유화 분위기를 대내적인 강경으로 보완하기 위한 이중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관리 책임을 우리 정부에 넘겨씌워 그랜드바겐 전략이 야당 및 시민단체의 공격대상으로 되도록 하기 위한 南南갈등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그동안 보여줬던 이산자가족 상봉, 남북정상회담 재개 등 이른바 저들의 성의에도 불구하고 옥수수 1만톤으로 한정된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에 대한 공개적 분노가 더 짙다. 즉 북한의 이번 서해도발은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에 대한 포사격인 셈이다.

 

추가적으로 국제사회가 인식하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불식시키고 김정일의 건강한 통치능력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반한정서를 고취시켜 주민 결속으로 유도하기 위한 대내용이기도 하다.

 

이번 3차 서해교전을 두고 우리 언론들은 어이없게도 김격식 4군단장을 주시한다고 했다. 북한 軍은 어느 장군이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다기능 체제가 아니다. 이번 서해교전은 1차, 2차와 마찬가지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전부의 작품이며 그래서 향후 남북관계 시나리오도 이미 그려져 있을 것이다.

 

우선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방한 시점을 목표로 군사적 긴장을 계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그 도발 형태는 극히 제한된 물리적 충돌이거나 혹은 조선인민군 성명, 외무성 성명 등 말로 협박하는 수준에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렇듯 긴장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남한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이번 서해교전에만 극한 된 전략이 아니라 2012년 남한의 대선에 초점을 둔 통전부의 전략이다. 햇볕정책 계승세력을 평화세력으로, 현 정부의 실리주의를 전쟁정책으로 몰아가기 위해서는 이명박 집권 기간 남북평화 관리 책임을 최대한 넘겨씌워야 한다.

 

그래야 다음번 대선에서 대북정책을 이슈화시킬 수 있고 햇볕정책의 당위성을 부각시켜 그 계승세력에게 유리한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해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이번 교전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공개사죄 전재를 주장하며 남북대화를 단절하거나 남북경협과 민간교류의 잠정적 축소,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북한군의 강경기능을 복원할 수 도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바겐 전략 수정을 강요하려 할 것인 바, 현 정부를 전쟁세력으로 규정하고 반보수대연합을 선동하는 등 공세적인 대남심리전으로 남남갈등을 고취시킬 수도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옥수수 1만톤 대북지원을 거절함으로서 남북경색을 인위적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대북지원의 양과 질에 대해 맹비난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교전 당일 북한 통전부가 운영하는 '우리 민족끼리' 사이트는 우리 정부의 옥수수 1만톤 대북지원을 농부의 지게에 올려놔도 시원찮을 좀스러운 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서해교전은 대내목적도 크기 때문에 이번 교전 역시 주민들에 대한 대내 통제와 관리를 심화하는 계기로 다시 한 번 활용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지금처럼 북한의 더 큰 도발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보다 원칙적이면서도 유동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북한의 책임 떠넘기기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차원에서 국방부 명의로 된 유감표명과 재발방지를 북한에 공개적으로 촉구해야 한다. 이는 우리 해군의 대응사격을 간소화한 효과와 맞먹는 정치적 무기이다.

 

특히 북한의 서해도발 범죄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차원에서 우리 해군을 격려하고 참전 용사들에 대한 정부의 우대가 있어야 한다. 이렇듯 군의 원칙적인 대응의지를 유지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남북대화 의지와 옥수수 1만톤 지원전략을 고수하는 채찍과 당근이란 이중전략도 취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서해평화 구간설정과 정착의 주제로 남북군사회담을 주동적으로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우선권을 주동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공세와 이에 편승하여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정책으로 몰아가려는 야당과 친북, 좌익단체들의 주장을 불식시킬 수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그랜드바겐 원칙과 지속 전망을 북한에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북한의 대남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시간적으로 열세한 그들을 초조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남북대화 단절, 남북경협 축소, 민간교류 억제 등 북한의 강경전략에 대비하여 한미공조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시나리오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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