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북한과 관련한 국내 언론의 보도성향을 보면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굵직한 사건들을 대부분 후계문제(김정은 3자 세습)와 연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보면, 작년에 북한이 ▷ 헌법을 개정한 것은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며 ▷ 장거리 로켓(북은 인공위성실험이라고 강변)발사와 제2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도 김정은 후계자 등극을 위한 축포용이며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쌓기용이고 ▷ 북한이 7.7사이버공격을 주도한 것도 김정은이 이끄는 사이버팀이였으며 후계역량을 확실히 보려주는 사례였고 ▷ 와병에서 벗어난 김정일이 활발하게 현지지도 등 공개활동을 하는 것도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며 ▷ 작년말 북한이 전격 단행한 화폐개혁도 사회주의를 확고히 지켜려는 후계구도용이며 ▷ 연초부터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려는 것(중국방문도 안했는데 방문한다고 언론들이 법석을 떰)도 후계구도를 통보하고 확실하려 것이며 ▷ 올초 북한 문화상이 안동춘으로 교체된 것도 후계자를 우상화하려는 것이며, 심지어 북한이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연3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에 해안포 등을 발사하는 강경행태도 김대장(김정은 지칭)이 배후에서 주도한 것이란다. 정말 한심한 분석이다. 
이러한 국내언론의 북한관련 보도행태를 보면, “북한 상황=김정은 후계구도 구축과정”으로 이해하려는 획일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중에는 일부 후계구도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만성화된 분석논조는 수령절대주의 폭압통치체제인 북한체제의 속성을 간과한 참으로 어쳐구니 없는 비과학적 분석행태이다. 북한의 후계문제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하며 단호하게 해결되는 구도임을 알아야 한다. 수령절대주의 폭압체제에서 유일무이한 통치자인 김정일이 세 아들중 하나를 지목하면 끝나는 문제이다.(월간조선 2009년 7월호 수록 필자 글, 주체사상의 <수령후계자론>으로 본 북한 후계구도 감상법 참조)  
현재, 북한에서는 잘되면 ‘김정일장군의 선군영도’ 덕이고 못되면 ‘미제국주의 음모’로 매도하는 행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미제가 경제봉쇄와 압박을 하기 때문이며, 수년간 임신을 못했던 아줌마가 아기를 갖으면 김정일 덕이다. 그러나 옆집 아줌마가 임신을 못하면 미제탓이며(미제국주의의 전쟁책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불임?), 건넛집 아줌마가 바람이 나 부화사건(간통)을 일으켜도 미제 탓이란다. 정말 웃지 못할 단세포적 인식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지만 여러분도 당연히 위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언론의 북한관련 분석보도가 ‘후계구도용’으로 획일화되는 행태는 외신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후계구도 보도의 흐름을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 특정 언론이 중국내 북한정보 브로커를 통해 입수한 정제되지 않는 김정은 후계관련 내용을 특종이라고 보도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국내 전문가의 분석을 곁들어 보도하면, 1주 이내에 외신이 받아 보도하고 다시 이를 국내 언론이 받아 확대 재생산화하여 기정사실화하는 경향(trend)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들 보도내용의 대부분은 특정 정보브로커(상업주의적 정보거간꾼)의 첩보에 근거하고 있어, 진위여부를 북한정보의 속성 상 민간영역에서는 개략적이라도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특종주의에 빠져 확인되지 않은 김정은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행태나 이에 너울대며 북한의 후계구도를 분석해야 하는 국내 북한전문가들 입장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이다. 한마디로 북한정보 부재에 따른 확인되지 않는 민간첩보의 난무 속에 우리는 헷갈리고 있으며 이를 북한 김정일이 은밀히 즐기며 악용하고 있다는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단세포적인 논리로 북한상황을 해석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도 신중해야 한다. 국내의 북한 후계구도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열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 김정일의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우리국민들은 일반적 수준의 관심에 만족하고, 상세한 것은 정부당국의 대북정보기관에 맞기고 당국의 북한후계체제 구축에 대한 종합적인 대비책 마련을 지원, 격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에서 우리국민들이나 언론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북한이 국제협약을 위반하고 민족의 생존권과 직결된 핵실험을 자행하며 전쟁불사를 선언하고 대남군사적 위협을 높이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중대 안보사안을 외면하고 역정보 가능성이 농후한 김정은 후계문제를 기정사실화하며 북한상황을 후계구도구축용으로 앞 다투어 중점 보도하는 것은 불안정한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뒤돌리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2008년 8월 이후 국내 언론이 김정일 와병설 보도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국민의 관심이 온통 김정일 건강에 쏠려있는 사이에, 북한은 와병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해제를 얻는 성과를 거두었던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