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의 성적표는 70점

경제와 對北정책은 각 30점 만점에 25점, 40점 만점의 정치는 낙제점인 20점.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이 취임하고 만 2년이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3년 차가 시작됩니다. 이제부터는 임기가 5년이 아니라 임기 3년일 뿐입니다. 오늘 전국적으로 유권자의 투표를 실시한다면 1100만이라는 압도적 지지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큰 기대 속에 출범한 새 정권이 출범 당시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오늘 있다면 오바마의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요새는 학생들이 교수의 성적표를 만든다는데 국민이 대통령의 성적표를 만드는 것이 크게 예의에 벗어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여기에 분야별로 채점을 하여 이것이 조금이라도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역시 실물 경제에 일가견이 있는 기업가답게 세계적 금융위기를 잘 헤쳐 나왔으니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30점 만점에 25점 정도가 타당하리라 믿습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확고한 자세를 보여 주었습니다. 김대중·노무현을 얕잡고 대하던 김정일이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이명박은 호락호락 넘어갈 사람이 아닌 것을 김 가는 조금씩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점수로 하자면 대북 관계도 25점은 된다고 믿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대통령의 주된 임무는 정치에 있습니다.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인이 돼야만 합니다. 그래서 정치 분야에 40점을 배정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정치에는 낙제점입니다. 정치는 전혀 모르는 분이라고 누가 나무래도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통령 취임 전에 시작된 정권인수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치는 모르는 분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적의 투항을 유도하거나 아니면 적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치 지도자임이 지난 2년 동안에 분명히 드러난 셈입니다.

조국의 오늘과 같은 험난한 정치적 상황에서 “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다만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갈 뿐입니다”라고 선언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와는 담 쌓고 살겠다는 뜻으로밖에는 풀이가 안 됩니다. 설사 그런 생각을 한다 하여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말아야지요.

촛불시위 100일, 용산철거민 참사, 평택 쌍용 자동차 공장 파업을 지켜보면서, 그 와중에 청와대는 다만 속수무책이었는가 생각하면 서글픈 느낌이 앞섭니다. 정치 분야 성취도의 평점은 아주 낮습니다. 20점 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종합 성적이 70점은 되니 집에서 쫓겨날 정도의 나쁜 성적은 아닌 것이죠. 이명박 정권이 무너지면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1100만 유권자를 늘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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