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 한나라당, 전투는 졌지만 전쟁선 이겼다? | |
| 지방선거 패배의 빛과 그림자 | |
| 김주년 기자 2010-06-03 오후 5:4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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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졌다. 텃밭인 강원도와 경남을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을 뿐 아니라, 충청도에서도 세종시 수정의 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2004년 탄핵 역풍 하에서도 승리했던 강원도와 경남에서 패배한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수도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각각 재선에 성공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참패했다는 점에서 완벽한 승리라고 볼 수는 없다. 안상수 시장의 3선이 유력시되던 인천시장 선거를 민주당에 내준 것도 뼈아픈 결과다.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선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압승’을 자신했다는 부분이다.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에 당원들도 지지자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 ||||
그러나 한나라당이 존립이 흔들릴 정도의 ‘참패’를 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대구-경북-부산-울산 등 6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이겼는데, 이는 지난 95년 이후 이어져 온 “지방선거=여당 참패” 등식을 종식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김영삼 정부 3년차에 실시됐던 95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당시 민주자유당)은 15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5곳을 제외한 전국에서 패했다. 수도권에서는 이인제 의원(현재 무소속)이 출마한 경기도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으며, 서울에서는 정원식 전 장관을 출마시켰으나 국민회의 소속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와 박찬종 전 의원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넉달만에 치러진 98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3곳에서 모두 패했으며, 텃밭인 영남 5곳과 충북 등 6곳을 사수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여당이 이긴 유일한 지방선거인데, 당시에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넉달 뒤였기 때문에 중간선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만큼 ‘정권심판론’ 또는 ‘견제론’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에 치러진 2002년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 독식을 비롯해 대전-충북-영남 등 호남과 충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승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 공약을 앞세워 민주당 김민석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도 이때였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호남과 제주도에서만 승리했다. 노무현 정부 4년째였던 2006년 5월 치러진 지방선거는 여당이 사상 최악의 참패를 한 선거다.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은 전북 한 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을 비롯해 강원-충북-대전-영남 등 호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를 석권했다. | ||||
특히 경기도에서의 승리는 더욱 값지다. 좌파세력의 아이콘(icon)으로 손꼽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민주당 및 민주노동당과의 단일화에 성공하고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와의 2차 단일화까지 이뤄냈음에도 승리했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까지도 트위터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던 유시민 지지자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좌파진영의 유력 대선주자 두명에게 패배를 안기는 성과를 거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대선후보 지지도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좌파진영의 2012년 대선 구도는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이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선 이겼다’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3일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엄중한 국민적 심판이 내려졌다. 민주당과 범야권이 승리했다”면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부자감세, 4대강 토목사업 등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국정운영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지난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 결과를 상기한다면 이번 선거 승리를 과대평가할 입장은 아닌 듯하다. 이 정도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면, 우리 국민의 50% 가량이 거주하는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민주당과 좌파가 심판받았다는 논리적 비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리존뉴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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