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은 '되놈'의 울타리를 뛰어넘을까?

仁義와 도덕성과 책임의식의 뒷받침이 없으면 大人이 아니라 小人의 자리도 지키기 어렵다.
中國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한 마디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다.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에 정착한 이래 중국과의 관계는 줄곧 밀고 밀리는 역사가 반복되면서 애증(愛憎)의 깊이도 역사의 무게만큼이나 깊고 무겁다.
중화의식(中華意識:중앙에 자리잡은 문명국)에 취해 주변국을 야만국(오랑캐)으로 치부하고 굴종과 조공을 강요하며 천자(天子)행세를 해온 중국, 그러나 주변국은 오히려 '중화'가 아닌 '되놈'(중국 사람을 경멸하는 뜻, 야만인)으로 보고 야만국 취급을 해왔다.
세계의 중심에 자리잡은 문명국을 자처하며 대국 행세를 하던 중국은 서구 문명국인 작은 섬나라 영국과의 아편전쟁(1840~1842)에서 패해 대인(大人)의 체면에 먹칠을 하면서 후진국으로 전락했고, 밀려오는 서구문명의 물결과 새로 근대 문명국으로 발돋움하는 신흥 일본에게까지 온갖 수모를 당하며 3등國으로 추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 중국이 또 다시 현대식 중화를 꿈꾸며 세계 지배를 노리고 있다. 땅덩어리의 크기와 13억이란 엄청난 인구, 그리고 팽창하고 있는 경제규모로 봐서야 누가 감히 저들의 꿈을 꺾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런 외형적 조건만으로 과연 세계의 문명국 대열에 끼어들 수 있을까.
'윌 듀란트'는 “문명국이 된다는 것은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중국식으로 인의(仁義)와 도덕성과 책임의식의 뒷받침이 없으면 결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고 따라서 문명국도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대인이 아니라 소인(小人)의 자리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금처럼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불안정 속에 회자되는 세계적인 키 워드는 평화와 안정, 그리고 자유와 경제적 번영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패권국을 꿈꾸는 국가들은 그에 걸맞는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 특히 도덕성과 신뢰 면에서 자신을 드러내 보여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문명국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세계 패권국을 향해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고 있는 중국의 행태를 보면, 진정 패권국이 된다는 참 뜻이 무엇인지를 알고 저렇게 저돌적으로 덤비는지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중국이 과연 패권국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 듀란트가 말하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 될 자격이 있는가를 스스로 다져 보고 고민해야 한다. 항용유회(亢龍有悔)라고 했다. 용이 지나치게 높이 오르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있다는 뜻이다. 중국, 아직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지금처럼 이중성(二重性)을 가지고 국제정치무대에 임한다면 결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인 문명국은 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세기적인 테러리스트 김정일을 지원하고 국제 범죄 집단 북한을 후원하는 테러지원국과 범죄 집단 후원국이라는 '되놈'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는 절대로 문명국이 될 수 없다.
테러국을 지원하고 범죄 집단을 후원하는 행위는 그 책임도 범죄자와 같이 나누어져야 한다. 그런 국제범죄 공동 책임자가 어떻게 세계 공동체의 일원인 문명국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공자(孔子)가 살아 돌아와 중국의 이런 파렴치한 꼴을 본다면 후손을 잘못 가르친 죄책감에 가슴을 치며 다시 무덤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기야 지난 역사를 뒤돌아 보면 중국이 지금 김정일의 테러행각과 국제범죄 행위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행태는 그리 놀라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884년 일본의 명치유신을 꿈꾸며 거사했던 갑신정변(甲申政變)은 실패로 끝나고 김옥균과 그 일행은 망명길에 올랐다. 울분과 초조와 아쉬움으로 이어진 일본에서의 10년이라는 긴 망명생활은 김옥균에게 있어서는 견디기 어려운 치욕이었다. 여기서 그는 일본의 배신과 그 속셈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재기의 꿈을 키워갔다.
그러던 김옥균은 1894년, 중국(청국)의 북양대신 이홍장의 초청을 받고 중국으로 갔다. 이홍장과 만나 마지막 담판을 짓기 위해서였다. 이홍장은 당대의 정치적 거물,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런 정치적 거물이 민비세력의 김옥균 암살공작의 공범자가 되어 김옥균을 중국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결국 김옥균은 이홍장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민비세력이 보낸 자객(刺客) 홍종우에 의해 암살되고 말았다.
이처럼 중국이라는 나라는 조그만 것이라도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암살범하고도 손을 잡는 그런 '되놈' 나라라는 것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오랜 역사 동안 어디 중국이 자국의 이익마저 희생하며 변방국을 도와준 일이 있었던가.
관중(管仲)의 목민(牧民:정치의 근본 원리)의 핵심은 창고가 가득 차면 예절을 알고, 입을 옷과 먹을 양식이 풍족하면 영광과 치욕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중국은 마음의 찌든 때를 벗고 공자와 관중의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명실상부한 대국으로 말이다.
일본의 소에지마 다카히코(副島隆彦:교수, 평론가)는 중국은 자신들이 꿈꾸는 천하의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공산당 독재 정치체제에서 민주 정치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패하고 악질적인 보수파와 완미(頑迷)한 인민해방군(人民解放軍:山賊, 海賊)을 퇴치해서 1989년의 천안문사건(天安門事件)의 민주화 요구 학생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어야 하고, 그 다음은 대만, 티베트, 위구르 자치구의 3개의 민족, 인종, 지역문제다. 이 3개의 지역에 완전한 자치권을 주어, 대만인, 티베트인, 위구르인에 의한 진정한 자치정부를 인정하는 것이며, 중국인 자신이 크게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인 자신이 “이대로 그들을 억압하고 중국인에 의한 정복, 동화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중국인 자신의 자제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국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의 입장에서 한 가지 조건을 더 추가한다면, 김정일 같은 국제 범죄 집단과 손을 끊고 자기반성을 하지 않고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정직해져야 한다. 공자의 나라가 아닌가.
그리고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구호선박단 공격을 규탄하고 나선 그 잣대를 김정일에게 들이댈 수는 없는가. 중동의 석유 때문에, 북한의 영토 때문에 이중 잣대를 쓴다면 역시 '되놈'의 울타리에 갇힌 '왕서방'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지금 화평굴기(和平崛起:평화적으로 쑥쑥 솟아오르다)를 앞세우고 세계 패권국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되놈'의 울타리를 뛰어넘지 않고는 아무리 화평굴기를 외쳐봐야 실현 가능성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문명국을 원칙으로 하는 세계질서가 결코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아직도 중화사상을 근거로 북한을 변방국으로 치부하며 세계의 중심국(문명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국제관은 이제 수정돼야 하고, 아울러 그런 유교적 질서관이 김정일을 그처럼 고약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중국은 인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김정일이 잔악한 테러범이 되고 북한이 국제 범죄 집단이 된 데 대해 중국은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김정일은 중국을 상전으로 떠받드는 대신 중국은 망나니가 됐든, 불량배가 됐든 북한을 보살펴야 하는 자기 변방국으로 간주하는 17세기, 18세기의 유교적 질서 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화평굴기의 야망은 한낮 허망한 꿈으로 끝날 것이다.
6월1일자 조선일보 인터넷 판은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의 중국과 북한에 관한 칼럼을 소개했다. 내용인즉 이렇다.
“원조교제 아저씨(Sugar Daddy) 중국은 김정일에게 주는 용돈을 끊어라.”

제목부터가 색다르고 흥미롭다. 페섹은 칼럼에서 중국을 김정일과 원조교제하는 부유한 중년 남자에 비유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슈거 대디(sugar daddy)'는 자기보다 훨씬 나이 어린 여성에게 금품을 주는 대가로 성관계 등을 요구하는 돈 많은 중년 남자를 뜻한다. 이 얼마나 치욕적인 말인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 정권에 식량과 석유, 원조 물품을 지원하는 최대 후원자”이며 이를 통해 “북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계속해서 그는 “천안함 사태로 북한에 대해 짜증이 나있으면서도 북한을 응징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 정권의 붕괴가 초래할 대규모 탈북 사태와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세력 확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서 그는 “북한의 붕괴는 중국과 한국 경제에 끔찍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이를 진지하게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이제 김정일의 도발 감싸기를 중단하고 당근 대신 채찍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페섹은 중국이 지원을 중단하면 북한은 바깥 세계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고 북한의 경제 개방은 북한 주민의 복지와 아시아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앞선 경제력에 걸맞은 외교적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중국은 과연 글러벌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것인가”라고 힐책 성 질문을 던지면서 “북한은 중국이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국가라는 사실을 입증할 완벽한 무대”라고 지적했다.
결론은 몸집에 걸맞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없으면 결코 글러벌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고 문명국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식으로 말해서 '되놈'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는 문명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슈거 아저씨'라는 이런 치욕적인 평을 듣고도 17세기, 18세기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21세기를 살아갈 자격은 물론 문명국이 될 가능성은 0.000퍼센트도 없다.
이제 아시아의 거인(巨人), 중국은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세계, 희망의 세계를 보라. '되놈'의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어 문명의 세계로 오라. 그러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가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것이고, 화평굴기의 대국이 될 것이다.
2001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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