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 DJ, 노무현의 무덤

한국의 전직 대통령은 죽으면 유족이나 추종자들이 거창한 國葬을 강요한다.‘위대한 프랑스’를 건설한 샤롤르 드골은 달랐다. 한국의 대표적 추리 소설가 김성종이 지난 8월20일 새벽 KBS1 TV <인생노트 ‘길’>에 출연, ‘생활의 발견’이란 특강을 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지도자들에 대한 장례 문화에 대해 언급했다. 파워포인트로 묘지의 모습을 비춰 가면서 한국의 전직 대통령은 죽으면 유족이나 추종자들이 거창한 국장(國葬)을 강요한다. 국민장 정도로는 절대로는 안된다고 해서 왈가왈부 말이 많다고 지적했다. 끝내는 국장으로 밀어 붙인다. MB정부도 항복하고 말았다. 그러나 ‘위대한 프랑스’를 건설한 ‘샤롤르 드골’은 달랐다.

드골은 “내가 죽으면 가족장으로 하라, 그리고 나의 어린 딸이 묻혀있는 고향의 묘지에 묻어 달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그리고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들도 조문 오지 말라. 다만 나와 함께 전선에서 싸웠던 전우들의 참석을 허락하라. 그것도 팡파레나 장송곡은 울리지 말라. 묘비명도 ‘샤롤르 드골(1890~1970)’로 간단하게 기록하라.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도 언급하지 말라”고 유언했다. 유가족과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그의 유언을 존중했다. 드골은 유언대로 고향인 콜롱베에 조용히 묻혀 있다.

프랑스의 노벨수상 작가이자 ‘이방인’으로 유명한 ‘알베르 카뮈’의 무덤도 소박하다. 그의 고향 마을 ‘루르마랭’ 양지 바른 언덕에 ‘알베르 카뮈(1913~1960)’란 간단한 묘비명만이 서있다. 많은 프랑스인들이 이처럼 위대한 작가를 이렇게 초라하게 예우 할 수 없다며 국립묘지인 팡테옹(Pantheon)으로 모시자고 나섰다. 그러나 수많은 지식인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카뮈의 문학이 세계인의 가슴속에서 사랑받고 있는데 묘지의 호사가 무슨 소용 있는가? 묘지보다는 사랑받는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이장(移葬)을 반대, 관철시켰다.

지금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장례 문화와는 너무나 판이하다. 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전직 대통령을 국민장으로 장례하는 것은 격이 떨어진다며 국장을 고집한 것이라든가, 없는 묘역을 억지로 만들어 호화분묘를 조성한 추종자들의 처신은 고인을 ‘드골’ 앞에서 부끄럽게 하고 있다. 또 전직 대통령 문화를 내걸면서 문화재단을 만들어 떠드는 그 추종자들도 꼴불견이다. 더더구나 차명계좌까지 시끄러우니 말이다.

추리 소설가 김성종은 전남 구례 출신이다. 지금은 경상도 땅 부산에서 30여년째 살고 있다. 해운대 달맞이 동산에 국내 유일의 추리 문학관을 세운 바도 있다. ‘여명의 눈동자’등 한국 추리 소설의 대명사 격인 그도 이제 고희(古稀)를 맞은 노(老)작가가 되었다. 노작가의 혜안(慧眼)에 비쳐진 '생활의 발견',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한여름 밤에 새겨들을 만한 감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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