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팔아서라도 통일에 대비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얼마 전 김동길 박사가 고 황장엽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황 선생은 그 날도 단 둘이 앉아서 김정일의 하는 짓을 잘 알고 있는터이라, “그 놈이 머리는 빨리 도는데 아주 나쁘게 돌아요” 하며 걱정했다 한다. 또 만날 때마다 “저런 미친 놈을 추종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건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라고 지적했다 한다.
황 선생의 타계에 대해 대통령의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생전에 단 한 번이라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황장엽 선생은 역사의 아픔이니 고인에 대해 생전과 사후 모두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 며 ‘안전하게 영면하실 수 있게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 말하고, 국민훈장 추서와 현충원 안장을 단행한 것은 평가받을만하다.
하지만 생전에 황 선생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북한에 대한 실상을 좀 더 세밀하게 전해 들었을 것이다. 김정일이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북한의 3대 세습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황 선생의 고견을 들어보려 하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으리라 본다.
그렇게 만남을 미루어온 정부의 홀대 속에 고군분투하던 황 선생은 영원히 먼 길을 떠났다. 북한 민주화를 위해 그가 남긴 업적은 뒤로 한 채, 경호팀에 문제가 있었느니, 남겨둔 재산이 얼마라느니, 가족들이 어떠하니 등등 너절한 이야기들만 난무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시권에 들어온 통일시대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방안 강구를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통일 캠페인이 절실하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중국은 ‘동북공정’을 넘어서 ‘한글공정’까지 획책하고 있다 한다. 이제 통일은 한반도의 발전적 미래 설계를 위한 민족적 과제이자 지상명령이다.
통일에 대한 확고한 국가 목표와 이념 설정이 절실한 이 시점에서, 황 선생의 독자적 경험과 탁월한 식견이 그의 타계와 함께 사장(死藏)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더해온다. 저 멀리서 황장엽 선생의 탄식이 들려온다.
“나를 팔아서라도 통일에 대비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黃長燁 선생의 탄식
- 강한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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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5, 13: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