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을 통해 본 시사프로 진행자의 자격과 자질

질문하고 듣는 입장이어야지 절대 출연자와 다투려고 해선 안된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방송 중 출연자와 진행자간의 의견충돌이 빚어져 방송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사 프로그램(이하 시사프로) 진행자가 어떤 태도와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시사프로 진행자는 프로그램을 안정되고 조화롭게 이끌어 가야 하는 책무를 가진다. 진행자는 출연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유도하면서 기획의도를 성공적으로 도출해 내야 한다. 선박이 표류하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닻이듯 뉴스 프로그램을 안정되게 진행한다는 뜻에서 뉴스 진행자를 앵커(anchor)라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사프로 진행자는 公人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어느 특정집단의 대변자가 아니다. 편향된 외눈박이가 아닌 가치중심에 서서 출연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보장하고 출연자간의 논쟁을 자유롭게 개진하도록 해 프로그램이 물 흐르듯 유연하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특히 1對1 對談(대담)의 경우, 진행자는 기획의도에 맞게 질문하고 듣는 입장을 가져야지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거나 출연자와 다투려는 자세를 가지면 안 된다. 특히 진행자가 공명심에 들뜨거나, 앞으로 자신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 프로그램 진행을 일방적으로 몰고가서도 안된다.

진행자가 오만하거나 교만해서도 안되고, 출연자를 윽박지르거나 ‘안하무인式 싸움닭’이 되어서도 안된다. 자신만이 전문가인 척 해서도 안된다. 진행자는 냉정해야 하고 절대로 흥분해서도 안된다. 시사프로 진행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풍부한 경험, 지성, 유머감각, 끈기, 상상력, 열성, 겸손, 친화력 등을 꼽고 있다. 美 CBS사장을 지냈던 윌리엄 레오날드(William Leonard)는 훌륭한 진행자의 덕목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방송인으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 용모, 문장력, 표현력 등에서 TV매체에 알맞는 인물이어야 한다.
2. 화면 뒤에서 언론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진행자로서의 능력, 판단력, 취재팀을 이끌어 가는 지도력을 겸비해야 한다.
3. 위기나 돌발적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 생방송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냉철하게 대처하는 임기응변의 능력을 갖춘 사람

시사프로 진행자는 방송사의 상징이므로 방송 중에 그려지는 인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범한 한 개인으로서의 사회생활과 평소의 言行(언행)도 함께 신중해야 한다. 방송사가 특정인의 이름을 따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은 큰 부담을 안게 되는만큼 진행자 選定(선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방송은 ‘時間(시간)산업’인 동시에 ‘言語(언어)산업’이다. 사람의 입을 통해 나타나는 말은 결단과 구속력을 가진다. 말로 표현되면 일정한 형식과 성질로 규정되어진다. 따라서 진행자가 구사하는 멘트 하나하나는 창조적인 힘을 형성하기도 하고, 열광적인 행동에 불을 지펴 방송특유의 전파력에 힘입어 여론을 들끓게 하는 힘을 가진다. 시사프로 진행자가 절대로 感情(감정)에 휘둘려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스큐는 “사람은 생각이 얕을수록 지나치게 혼자말만 내세운다”고 지적했다. 동양의 사상가 莊子(장자)는 “개는 잘 짖는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고 사람은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방송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영향력이 큰 만큼 모든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에게는 公人다운 자격과 言行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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