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싸움 이제 이쯤 하자!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윈윈(win win) 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은 오늘의 '잘 만든' 대한민국이다.

5. 16과 유신에 관해서 계속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과 범좌파가 박근혜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자꾸만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박근혜 후보와 그 캠프가 자꾸만 말꼬투리를 제공해 그렇게 되는 것인지, 정확한 선후 관계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어쨌든 이 논란이 너무 한 소리 또 하고 또 하고 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5. 16과 유신 또는 60~70년대 정치경제사에 대한 평가가 지금 하늘 아래 처음 나오는 것인가? 그 시절에 경제는 발전했고 그러느라고 인권과 민주주의는 훼손됐다는 게 정평 아닌가? 그 이상 무슨 이야기를 더 한단 말인가? 그 결과를 두고 보수적 우파는 '다 역사발전의 진통이자 과정이었다. 오늘의 민주주의도 실은 그래서 가능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급진적 좌파는 '종속화의 재생산이었다'고 하면서 아직도 그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젠 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산업화 세력은 아무리 '급속한 경제발전을 위해서'였다는 명분이었더라도 민주화 세력을 지나치게 '과잉 탄압' 한 사례들이 있었던 데 대해 허심탄회하게 유감을 표하고, 민주화 세력은 자신들의 '종속이론'적 역사관이 적어도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관한 한 전혀 맞지 않았다는 오류를, 역시 허심탄회하게 인정하는 것-

이런 접근방법이 피차 받아들여져야만 우리 현대사의 상처는 아물릴 수 있다. '상처 아물릴 필요 없다. 죽어도 이 싸움을 반세기 전 모습 고대로 영구히 지속 시키겠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길이 그렇게 나가겠다면 누가 무슨 힘으로 말리나?

압축 성장을 위해 무엇을 '쎄게' 밀어붙이고, 딴 소리 하는 것을 엄히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령 설정하더라도 '이건 그래도 너무했다' 할 부분은 없었는지, 민족주의와 진보적 지향을 제기할 이유가 있었다고 설령 설정하더라도 '고속도로 반대'라며 공사현장에 벌렁 들어 누운 적은 없었는지, 피차 한 번 돌아봐야 할 일이다.

어쨌든 그런 저런 사연을 뒤로 한 대한민국 역사는 성공한 역사였다. 지금의 문제는 그것대로 이제부터 다뤄나가면 된다. 5. 16이 난지 51년, 이제 와서 다시 원점으로 가자며 되 물릴 수도, 허물 수도 없는 기정사실이자 역사의 축대((築臺)다. 어쩌자는 것인가? 오늘의 결과와 현실을 없는 것으로 치고 타임머신을 타고 5. 16과 8. 15 해방공간 당시로 '빠꾸'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제 그만들 하자. 박근혜 캠프는 같은 말이라도 수사학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고, 반대 측은 '50년 전 것'을 끝없이 '현재의 것'으로 치지 말았으면 한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윈윈(win win) 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은 오늘의 '잘 만든' 대한민국이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이 '잘 만든' 일에 각자의 다른 역할로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다면 어떡하자는 것인가?

류근일 2012/9/12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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