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敵의 ‘죽임’과 ‘살림’

북한의 핵폭탄 앞에서 거국일치 내각이라도 만들 판이다.

1. 새누리 분열은 보수의 분열을 뜻한다. 황당해 보여도 어리디 어린 한국 정치의 현실이 그렇다. 적어도 북핵(北核)과 불황(不況), 절박한 위기를 넘어 임박한 통일을 성취할 때까진 공통의 국가적 과제의 성취를 위한 범(汎)보수층, 나아가 주사파를 제외한 국가적 대동단결(大同團結)이 불가피하다. ‘배신의 정치’에 대한 심판, ‘자기 정치’에 대한 응징, 내분(內紛)과 집안싸움은 골육상쟁(骨肉相爭)이요, 그래서 잘못된 것이다.

2.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8일 오찬을 나눴다. 당청갈등 원죄자(原罪者)인 유승민 의원에겐 “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자.”고 말했고 김무성 전 대표와도 여름 휴가 계획 등을 주제로 덕담을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대구에 K2 (공군) 비행장 옮기시는 게 큰 과제이겠다. 신공항 문제로도 어려울 텐데 애써 달라.” ▽유승민 의원=“지혜롭게 잘하겠다.” ▽박 대통령=“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정말 정성을 다해서 의원들과의 진정성(眞正性) 있는 소통(疏通)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마디로 완벽(完璧)한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3. 정상적인 국가라면, 소형화 완성을 코앞에 둔 북한의 핵폭탄 앞에서 전쟁 시기 꾸리는 거국일치 내각(擧國一致內閣. 전쟁이나 경제공황 등 위기를 이겨내기 위하여, 모든 당파가 연합해 만드는 내각)이라도 만들 판이다. 피 말리는 민생·경제도 치명적인 상황이다.

안보(安保)라면 코웃음 치는 운동권 출신이 주류를 이뤄도, 야당과의 협치(協治)는 피하기 어렵다. 여소야대 정국이니 더욱 그렇다. 협치를 위한 필수적 전제는 여당 내 소통, 화합과 단결일 것이다. 작금의 폭풍우 속에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계파싸움은 한가한 일이다. 아니 절대적 악이다.

4·13총선의 새누리 패배도 여당의 역겨운 밥그릇 싸움에 보수도 넌더리났음을 뜻한다. 의원내각제 같으면 정권이 넘어갈 판이요, 탄핵에 가까운 변괴(變怪)다. 진정한 리더는 반대파도 포용해 내부의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자다. 정적을 ‘죽임’ 대신 ‘살림’으로 통합시킨 왕건(王建) 같은 인물일 것이다.

7·9회동이 국정운영의 전환점이 돼야 남은 1년 7월 국정혼선, 국정난맥을 피한다. 국가원수가 계파보스로 전락하면 피해는 모조리 국민 몫이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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