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또 역사왜곡

갈 데까지 가보면 거기엔 천 길 낭떠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거기서 떨어질 것임을 모른 채 산다. 그러니 누굴 원망할 것인가?
“정부가 2020년부터 쓸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위해 마련한 집필 기준 시안(試案)에 '북한의 6·25 남침'과 '북한 세습 체제' '북한 주민 인권'이란 표현이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2월 6일자 조선일보 사설의 한 대목이다. 시안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 것으로 드러난 후에 새로 밝혀진 사실이다.

이러려고 박근혜 정부 때의 국정교과서 시도를 ’적폐‘로 규정해 없애버렸나? ’국정‘에 대해서는 자유 우파 안에서도 이론(異論) 있었을 정도로 100% 합의된 방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국정‘ 방식을 거론하게 된 데는 검인정으로 내버려뒀더니 온통 '대한민국은 나쁜 나라' '민족적 정통성이 없는 나라'로 먹칠한 역사교과서들이 판을 쳤기 때문이다. 한 개 정도가 '대한민국 좋은 나라'로 집필했으나 강압적인 협박을 못 견뎌 해당학교가 채택을 철회하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나온 운동권 천하의 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은 역시나 이념적인 편견을 여과 없이 드러낸 셈이다. 백보를 양보해 ‘국정’이 그 나름의 맹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신할 새 집필기준 시안은 그것대로 또 다른 맹점-역사적 사실을 이념의 이름으로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도대체 왜, 무슨 심보로 6·25가 남침이었음을 흐리는가? 평양의 세습체제를 언급하지 않으면 무슨 좋은 일이라도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국민의 인권만 인권이고 북한주민의 인권은 인권이 아닌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면 전체주의가 된다는 상식을 자유인들이 모를 줄 아는가?

혁명의 시대다. 대중은 이걸 혁명인 줄 모른 채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그만큼 이 혁명은 적폐 청산, 촛불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국회 표결의 겉모습을 띠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면 세상은 어느 새 완장 찬 사내들이 장악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경악할 것이다. 그 때 “이런 줄은 몰랐다”고 하지들 말았으면 한다. 자기들이 우우~ 박수 쳐놓고 나중에 후회한들 그게 무슨 바보 짓.

갈 데까지 가보면 거기엔 천 길 낭떠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거기서 떨어질 것임을 모른 채 산다. 그러니 누굴 원망할 것인가? 유유창천(悠悠蒼天)은 말이 없다.

류근일 2018/2/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