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왜 ‘문화재 46호 동백섬’ 경관을 훼손하려 하는가?

해운대구청 및 지역주민 반대 의견 수렴 안 해 해양수산부는 부산 해운대 운촌 마리나 개발사업에 대한 추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달 안으로 시민여론조사방법 등을 부산시와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관할 해운대구청은 지난 8월, 6개월 동안 전문가 정책회의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해양수산부에 최종 전달했다. 해운대구는 구(區) 자체 의견도 개발 반대(우려)에 가까우며 해운대구민 의견도 반대쪽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항만개발사업의 규모가 크고 개발 찬성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며 2차 여론수렴계획을 밝히며 운촌 마리나 개발사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0월20일 부산일보 보도). 이 같은 해수부의 움직임에 해운대구청과 시민들의 반발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해수부가 개발하려는 운촌 마리나 부근(500M)에는 올림픽 규모 시설인 요트계류장(Yatching Center)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이 운촌 마리나’를 개발해서 문화재 46호인 동백섬의 경관(景觀)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다시 해운대해변에 펄럭이는 현수막의 구호(口號)들을 하나하나 읽어 보자.

“천혜자원 동백섬(문화재 46호)을 파괴하는 마리나 조성사업 및 공유수면 매립 절대 반대”
“공공재인 동백섬 공유수면을 매립하여 OO에게 땅을 주는 것은 특혜다”
“자연공원 동백섬 파괴하는 공유수면 매립 마린시티 입주민들 결사반대”
“특정 기업을 위해 동백섬을 팔아먹는 부산시와 해수부는 각성하라”
“특정 기업에게 동백섬 일대를 통째로 갖다 바치는 해수부와 부산시는 사업계획을 철회하라”
“부산시와 해양수산부는 각성하라”
“운촌항 마리나 개발이 왠 말인가. 동백섬 죽어 간다”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시민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난 이유는 부산시와 해양수산부가 원인 제공자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가 자연문화재 46호인 동백섬(冬柏) 앞바다를 매립하여 요트계류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리나(Marina) 조성작업’을 추진하면서 시공사업자로 부산의 토착 기업인 ‘S건설’과 협의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의 자발적 추진인지 건설회사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관할 해운대구청은 여론에 대한 공청회까지 열어 찬반여론을 확인한 뒤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동백섬 앞바다는 파도를 정면에서 받는 해역으로 마리나 조성해역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특히 500M도 안 되는 곳에 88서울올림픽을 치룬 훌륭한 요트계류시설이 있음에도 인근에 동백섬의 경관을 해쳐가며 운촌 간이 마리나 시설을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짓거리라고 비난 여론이 치솟고 있다. 시민들이 들고일어나고 있는 것은 ‘S건설’ 측에도 책임이 있다. S건설은 일반건축물의 건축허가가 어려운 곳에 해양스포츠시설 건축이란 명분 아래 기부체납 조건으로 동백섬 입구 공원 부지와 해수면 일대에 요트 간이(簡易) 계류장과 부품 등 요트 관련자료 전시관 용도의 건축허가를 받아낸 뒤 수백억 원대를 투자하여 시설을 확보했다. 그러나 주된 용도의 요트 관련자료 전시는 형식적으로 일부 설치하고 불고기 식당과 커피숍 등 영업장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요트 자료 전시관? ⓒ문무대왕

특히 요트 계류장이 설치된 해수면은 육수(陸水)와 해수(海水)가 만나는 기수(汽水) 해역인 데다 장산(萇山)의 자연수와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흘러내리는 춘천(春川)의 하구(河口)수역이다. 인체로 말하면 항문에 해당된다. 요트 계류장으로는 적합하지 못한 해역이다. 태풍이 불어 닥치면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얼마 전 태풍 때 계류시설이 파손된 적도 있다. 부근 해상관광호텔도 태풍 ‘매미’ 때 파손된 바 있다. 그래서 방파제(防波堤)를 만들어 간이 마리나 시설을 안전하게 하겠다는 것이 해수부의 주장으로 알려졌다. 웃기는 소리다.

부산시의 해안관리는 해안이란 특수성을 외면한 채 마구잡이식으로 건축허가를 내주는 것이 자연재해의 화근이 되고 있다. 영화 ‘해운대’의 한 장면이 재연되기도 한다. 부산은 해안 건축물의 경우 높이 90미터 이상은 제한하고 있다. 해운대의 명물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해운대 미포(尾浦)의 신축 주상복합아파트 LCT 같은 마천루는 최고 높이가 460미터나 된다. 해안의 자연조건을 무시하고 건축허가를 한 결과 이번 태풍 ‘마이삭’ 때 빌딩풍이 밤새도록 불어닥쳐 입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또 허리케인급 강풍에도 견뎌낼 수 있는 고강도 유리를 사용해야 함에도 초속 30~40미터에도 견뎌내지 못하는 강도 약한 유리창을 설치해서 수십 장의 유리창이 산산조각나기도 했다. 그 결과 입주민들은 빌딩풍에 시달리고 깨어진 창문으로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공포와 불안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입주민들은 아파트값 떨어진다고 쉬쉬하고 있지만 명품 마천루가 아니라 불안과 공포의 마천루가 되고 말았다.

부산시가 하는 행정의 매사가 그렇다. 명품 마천루 LCT 허가과정에서도 부산시와 고위 공직자, 시행사 관계자 등 여러 명이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토착비리가 남긴 더러운 유산들이다. 부산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부산의 흉물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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