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 조은산에게 윤희숙이 답하다!

조은산 선생님, 시무7조를 감명깊게 읽은 독자로서 정말 반갑습니다. 공개질문하신 내용에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간단히 답해보겠습니다.

(질문1: 주 52시간제가 실행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1. 어떤 업종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육체노동 경력과 초과수당의 절실함을 언급하신 것을 보면, 52시간제로 근로시간이 줄 경우 시간당 급여는 변하지 않겠지만 초과수당이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유감입니다.

(질문2: 더 쉬고 덜 일하며 똑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2. 덜 일하면서 똑같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이란, 제도 변화 전에 기술이나 장비의 업그레이드, 시스템 혁신 등 충분한 준비로 생산성이 올라 근로성과가 근로시간이 감소해도 줄어들지 않는 경우일 것입니다. 52시간제는 중소기업의 준비기간을 턱없이 짧게 잡고 급하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라 하겠습니다.

(질문3: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
3. 전태일 평전에 소개된 그의 친필 메모는 ‘인간 본질의 희망을 말살시키는, 모든 타율적인 구속’에 대한 혐오와 ‘자기자신의 무능한 행위의 결과를 타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짐작컨대, 근로시간과 소득을 주체적으로 결정할 조선생님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은 그가 꿈꾼 ‘인간다운 삶’의 모습은 아닐 듯 합니다.

그러나 혹시 몸이 축날 정도로 무리하고 계신지요? 만일 그렇다면, 저는 근로시간 문제를 조선생님 개인의 자유의지와 시장원리에만 맡겨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택배근로자의 경우처럼, 근로자 건강을 해칠 정도의 근로시간은 방치돼선 안된다고 믿습니다.

선진국들도 요즘은 사업장 사정에 맞춰 회사와 근로자간 자율적 합의에 맡기는 추세이지만 근로조건이 열악했던 과거에는 정부 개입이 상당했습니다. 그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우리 경제의 일부 영역은 장시간 노동 문제가 아직 심각해 주의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단,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구조가 달라진 만큼, 정책은 지혜로와야 할 것입니다. 너무 급격한 변화를 강제하면 조선생님을 투잡뛰기로 내몰아 정책 목표와 더 멀어집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전태일의 시대와 달리 일거리가 부족한 경제가 됐고 실업이 인간다운 삶의 제일 큰 적이 된 이상, 정책의 충격으로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청년 전태일은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를 꿈꿨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재난 상황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에게 52시간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는 제 주장에 그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글 계속 써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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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ine 2020-11-27 오후 5:49

    윤의원이 간과했거나 일부러 답을 회피한 사실 하나.
    현 정권이 경제 현장을 보는, 또는 표를 계산하여 보고 있는 듯 흉내내는 눈, 그것은 기업가는 노동자를 착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고 있는 자들 아니면 노동자들의 노동 결과로 얻어진 과실을 지나치게 많이 배분받아 가는 자들로 보고 있다. 따라서 비록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이 줄어 들어도, 그래서 노동 생산성이 저하되더라도 노동자들의 보수는 유지 되어야 한다는 것.
    자본과 노동을 협업의 관계로 보지 않고 대립의 관계로 보고 있는 일방적 사회주의적 사고 아래에서는 윤 의원의 해명이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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