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가치 높이 든 尹 총장이 뇌물수수 전과자와 손 잡는다?”

4·7선거에서 김종인은 오히려 감표 요인이었다
누가 김종인 위원장의 손을 잡는다고?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해된다. 당 개혁하겠다며 굳이 긴 시간과 권한을 달라고 했고, 그래서 주었다. 그런데, 그 기간과 권한을 다 쓰고 난 다음에 ‘아사리판’ ‘어차피 안 되는 당’ 운운하며 침이나 뱉고 있으니 말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못 고쳐 놓은 당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나. 더욱이 며칠 전까지 이 당을 지지해 달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았나.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냐. 국민을 속였다는 말 아닌가. 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


그러나 전혀 놀랍지 않다. 일찍이 예견된 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를 잘 모르고 영입했던 당과 당시 지도부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우선 그는 좋은 관리자나 개혁가가 아니다. 정당조직의 관리와 개혁은 그 구성원이나 국민과의 소통과 설득을 기본으로 한다. 때로 ‘칼’을 써야 할 때도 있지만 이 경우 역시 구성원과 국민의 마음을 사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겪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의 일 처리 방식은 대체로 일방적이다. 개혁이나 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조직이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큰 것도 아니다. 책임의식이 있으면 좀 불편한 일이 있어도 참고 양보하며 일을 한다. 그런데 그는 아니다. 기분에 조금 맞지 않으면 ‘때려치우고 집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무슨 ‘압박 카드’로 쓴다. 이번처럼 스스로 책임졌던 당을 향해 침을 뱉는 것도 그렇다. 조직에 대한 책임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하지 못할 일이다.


결론은 이렇다. 홀로 떨어져 한두 마디 좋은 이야기 하는 분일 수 있다. 그러나 좋은 관리자나 개혁가는 되지 못하는 분이다. 왜 이런 분을 모셔와 이렇게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드나.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봐라,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이해찬과 유인태 등 당의 핵심들을 자르면서 선거를 승리로 이끈 ‘신화’도 있지 않나.‘ 하지만 틀렸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때 이들을 자른 건 그가 아니라 친문세력이었다. 즉 당시 뒤로 숨어야 했던 친문세력이 그를 가림막으로 삼아 문재인에게 부담이 되는 친노 인사들을 잘라낸 것이었다. 친문세력의 노회한 전술에 너도 속고 나도 속은 일이었는데, 어쨌든 이 속임수에 있어 그의 역할은 조연이었다. 못 믿겠다고? 못 믿겠다면 잘려나간 사람들보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새로 들어간 사람들을 봐라. 당시 공천을 김종인 위원장이 주도했고, 그의 말대로 친문패권을 정리한 것이라면 친문세력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들어갈 수 있었겠는가.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도 그의 공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시민들이 당과 후보만 보고 찍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를 보고 찍은 것은 더욱 아니다. 누가 뭐래도 정권심판, 그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는 오히려 감표 요인이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한 무례한 언행 등 조마조마한 일들이 많았고,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선거승리가 행여 그를 당 대표로 추대하는 일로 이어질까 두려워 표를 못 찍겠다고 했다. 투표를 바로 앞두고서야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어쨌든 이런 분이 다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말한 바와 같이 윤 총장은 ‘공정’의 가치를 높이 들고 있다. 그런 그가 30년 전, 그때 돈으로 2억 1천만 원, 그 어마어마한 돈의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나? 그의 손을 잡는 순간에 공정의 가치도 정의의 가치도 무너지고 말 텐데 말이다.


아무리 막가는 정치라 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 그중 하나가 국가에 대한 의무를 고의로 기피한 자나 파렴치 범죄를 저지른 자를 지도자로 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정치에서는 이 최소한의 선마저 무너지고 있다. ‘정치 도덕의 암흑기’ ‘무도덕 파렴치의 시대, …' 얼굴이 화끈거린다. 정말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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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ine 2021-04-15 오후 6:31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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