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가객(吟遊歌客) 최백호가 열창(熱唱)한 ‘청사포’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해운대 지나서
꽃 피는 동백섬 해운대를 지나서
달맞이 고개에서 바다로 무너지는 청사포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래는 없고
발 아래 포구에는 파도만 부딪혀
퍼렇게 퍼렇게 멍이 드는데>
1950년 6월26일 이른 새벽 청사포(靑沙浦) 앞바다, 대한민국 해군 군함 ‘백두산함’ 포신(砲身)에서 굉음을 울리며 섬광(閃光)이 빛났다. ‘백두산함’에서 발포된 포탄이 북괴군 군함갑판을 명중했다. 북괴군함은 격침되고 타고 있던 600여 명의 괴뢰군이 순식간에 고기밥으로 수장(水葬)됐다.
김일성은 38선을 넘어 남침하는 한편 대한민국 후방지역을 교란시키기 위해 소련제 군함에 600여 명의 괴뢰군을 승선시켜 부산으로 침투명령을 내렸다. 동해안에서 지원활동을 위해 출동중이던 백두산함은 남하하는 괴뢰군함을 포항 앞바다에서 발견, 최단거리에까지 접근하여 발포 격침시키기 위해 추격했다. 드디어 부산 청사포 앞바다에서 북괴군함이 사정권(射程圈)에 들어오자 최용남 함장이 발포 명령을 내리고 명중시켰다. 갑판장교 최영섭 중위는 괴뢰군함이 명중, 격침되자 만세를 불렀다. 최영섭 중위는 후일 대령으로 예편하여 오늘도 생생한 그날의 감격과 통쾌함을 증언하고 있다.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은 최재형 현 감사원장의 아버지다.
백두산함은 해군의 어머니로 불리는 손원일 해군제독의 부인 홍은혜 여사를 비롯한 해군 가족들이 삯바느질을 해 마련한 돈과 해군장병·국민들이 모금한 돈에 이승만 대통령이 국가예산을 보태어서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대한민국 최초의 군함이다. 이처럼 눈물겹게 마련한 백두산함이 드디어 대한해협에서 빛나는 승전보 1호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대한해군의 쾌거를 기념, 해마다 6·25가 돌아오면 해군이 참배 헌화하고 있는 ‘승전기념비’가 청사포 앞바다가 아닌 부산시 중구 보수동 뒷산 중앙공원에 건립돼 있다는 걸 아시는지? 연고 없는 공원에 기념비가 세워진 것도 이상하거니와 최근 청사포 앞바다 1.2킬로미터 해상에 변고(變故)가 일어나고 있다. 대한해협 승전기념비 대신 풍력발전시설 9기 건설을 위한 작업이 한전(韓電)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지선(地先) 어민들로부터 동의를 받기 위한 작업 등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궐기하고도 있다. 부산의 많은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임시수도 복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운동을 맹렬하게 추진하는 한편, 청사포 앞 해상 풍력발전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사포는 대한민국을 지켜낸 빛나는 전적지(戰跡地)이다. 이 같은 전적지에 기념탑을 세우지는 못할망정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해치는 풍력발전시설 건립을 강행하려는 관계기관과 담당자들의 행태야말로 공산도배들의 만행으로부터 자유대한을 지켜낸 자랑스런 역사의 현장을 짓밟는 만행(蠻行)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자랑스런 역사보다도 환경파괴적 풍렬발전시설이 더 소중하단 말인가? 역사를 짓밟고 말살하려는 자들에게 미래가 과연 있을 것인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자랑스런 애국해군 최영섭 대령과
애국자 최재형 감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