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내게 주신 확실한 교훈, 인내심”

아버지 노태우 前 대통령이 4월9일 호흡곤란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119구급대가 출동했다는 언론 보도 후, 10일 오전 8시 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이다.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 정말 어려운 길
아버지의 인내심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다.)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어머니가 곁을 죽 지키셨다.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 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 어느 소설에서도 이토록 서로를 사랑한 부부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한 분은 침대에 누워 말 없이, 다른 한 분은 겨우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매일 아침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두 분을 보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일까 싶다.

 

어제 또 한 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 인내심이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가 아버지의 좌우명이다. 정말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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