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확대를 이념적으로 주장하지 말고, 수요자에게 외면받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3조 원을 들인 매입임대주택 2만 가구 중 4700가구가 빈 집이라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 내용을 보면, 공공주도 사업의 전형적인 폐해가 버무려진 종합선물세트 같습니다.
- 연간공급목표를 채우기 위해 주택수요가 있는 곳과 빈 집 현황을 고려하지 않았고 (윗선에서 물량목표를 세우고 아래에선 채우기에 급급)
- 빈집 발생원인을 분석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방만하게 예산을 운영하고 시의회의 견제도 없고)
- 노후.불량주택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사용자 만족도는 개의치 않고 주는 대로 쓰라는 고압적 태도)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은 한 마디로 ‘공공주도’입니다. 그러나 주택은 인간 삶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화이기 때문에, 그 질과 비용에 수요자는 극도로 예민합니다. 주택의 질이란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은 직주근접, 즉 위치가 강조됩니다. 한 마디로 수요와 공급의 매칭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까다로운 역할을 ‘물량목표 채우기’에 급급한 공무원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어차피 자기 집도 없으니 그냥 주는 대로 들어와 사세요’라는 태도라면, 수요와 공급의 괴리는 더 심해집니다.
많은 이들이 언젠가는 주택 등기부등본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공공주택에 의지해야 할 때가 있을 수 있고, 등기부등본의 꿈을 아예 상실한 사람들은 더더군다나 공공주택이 중요합니다. 이미 공공임대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안전망이라는 뜻입니다.
이 정권은 부동산 정책에 있어 공공임대 확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지만, 사실 밑도 끝도 없는 관념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것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는 이미 존재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입니다. 네 채 중 한 채가 빈집일 정도로 외면받고 있는 현실부터 개선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요.
왜 임대주택의 4분의 1은 빈 집이 됐나
- 윤희숙(국회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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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23, 0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