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분단 역사에서 이렇게 사람 하나 다치지 않은 사건을 놓고 남북의 정상급에서 힘을 모아 처벌하려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취임 4주년 연설에서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남북의 분단 역사에서 한 번에 수백, 수십 명이 하늘과 바다, 육지에서 죽어 나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사람 하나 다치지 않은 사건을 놓고 남북의 정상급에서 힘을 모아 처벌하려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불리는‘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범위를 훨씬 넘어선 법률이라는 점을 알고 계신지 의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은 전단 살포 장소를 군사분계선 일대로 한정하였다. 그러나 개정 법률은 확성기 방송이나 시각매개물 게시는‘군사분계선 일대’로 행위의 장소적 제한을 하고 있으나 전단 등 살포만은 행위의 장소를‘군사분계선 일대’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
정부나 여당의 말대로 접경 지역 주민의 보호라는 필요성이 인정되려면 전단 살포도‘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전단 등 살포행위’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제3국에서 전단 살포를 했을 경우에도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접경지 주민의 생명, 안전이 우려된다면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전단을 보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남북합의보다 더 비약하여 북한으로의 정보유입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데 초점을 두고 법을 개정하였던 것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정은 정권에 적대적인 성격을 띠는 전단을 남북교류협력의 승인 대상으로 정해놓은 희비극을 만들어 놓았다. 법으로 승인을 받도록 규율하려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승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어야 하는데 당연히 승인을 해 주지도 않을 대상을 승인 대상으로 규정해 놓고 어기면 처벌한다는 것은 법을 잘 알고 계시는 대통령님도 읽어보시면 웃음이 나오실 것이다.
어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어보니 북한 김정은 남매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믿고 계시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야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었을 때 대통령이 보인 모습과 이번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의 엄정한 자세가 이렇게까지 대조적일 수가 없다.
어제 어느 한 신문에‘민주주의 국가가 이웃의 전체주의 국가에 대해 갖는 두려움 때문에 하는 협력은 굴종일 뿐이다’라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다. 어제 대통령이 말한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인 평화’로 나가려면 장기적으로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적 질서가 들어설 때만이 가능하다. 이것은 세계역사가 이미 증명해준 진리이다.
2021년 5월 11일
김정은 남매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반도 평화?
- 태영호(국회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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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1, 09:35












다친 사람 있고 없는 건 문제가 아니고, 경애하는 조선로동당총비서동지와 그 녀동생동무의 심기에 '기스'를 냈다는 게 문제 아니갔소, 태영호 동무.
좋은 말이라 여겨진다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인 평화’로 나가려면 장기적으로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적 질서가 들어설 때만이 가능하다. 이것은 세계역사가 이미 증명해준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