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가 공허한 이유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양극화를 우려한다고 했습니다. 가장 악성인 자산 양극화를 전력을 다해 악화시켜 놓고 말입니다. 어제 문 대통령은 오로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사과해야 할 일은 부동산 실패뿐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입니다. 세상을 내려다보고 가르치려는 오만함과 오기 말입니다. 이미 십수년 전 참여정부가 똑같은 정책으로 똑같이 실패해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4년간 쌍둥이 정책을 썼습니다. 16년 전 부동산 기사의 날짜만 가리면 요즘 얘기라 믿을 정도입니다.

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는 집값 상승 국면에서 느닷없이 투기억제를 목표 삼았습니다. 보유세 강화, 재건축 억제, 대출 제한으로 시장을 옥죄었고, 공급은 재건축 같은 민간 부문 움직임은 억제하면서 공공 개발에만 의존했습니다.

이미 주택의 절대적 부족 시대를 지나, ‘그냥 집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집’라는 소비자 선호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는데도 말입니다. 다양화되는 수요가 공급과 매칭되기 위해서는 민간주도의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밑도 끝도 없이 투기꾼 타령만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서울아파트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했고, 부동산 정책은 30여 차례 대책에도 참여정부 최대의 실패가 됐습니다.

4년 전 김현미 장관이 공급은 부족하지 않으며 투기꾼만 잡으면 된다고 공언한 이후,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참여정부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국민 삶에 대한 관심이 한 톨이라도 있었다면 과거의 실패를 피하려 애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집으로 돈버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도그마를 세상에 강요하는 것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집값 올리는 정책만 만들어냈고, 자신들은 돌아앉아 부동산으로 재미를 봤습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양극화를 우려한다고 했습니다. 양극화 중 가장 악성인 자산 양극화를 전력을 다해 악화시켜 놓고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무엇을 사과하고 바로잡아야 할 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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