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도리 혹은 염치

나는 그가 선비적 성품인 것을 익히 안다. 그런 그를 인사권자가 끝까지 몰염치한 사람으로 만들까봐 심경이 편치 않다.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 3 제1항 4호는, 형사사건으로 정식 기소된 사람에게(벌금이 청구된 사람은 제외) 임용권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어떤 직위에 있는 현직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자동으로 직위해제되는 것이 아니라 인사권자가 직위해제 또는 그에 준하는 인사발령을 내어야 그 직위에서 물러나게 되고, 만약 그런 조치를 않고 그냥 두면 기소된 피고인의 신분으로 계속 그 직위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태껏 공무원 세계 현실은, 범죄혐의로 정식 기소가 될 정도이면 기소되기 전에 스스로 옷을 벗거나 징계회부 등으로 옷을 벗게 만들었고, 기소가 되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은 확고한 불문율이자 공정한 상식이었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별개문제다. 그런 공정한 상식들이 문재인 정권에 와서 깨지고 있다. 그것도 법 집행의 최고 핵심지위인 검찰청 검사들이 그 예가 되고 있음은 서글픈 일이다.

이제 곧 또 한 명의 검찰 최고위직이 직무상 범죄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그 내용이 본인으로서는 정말 승복이 어렵고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선망을 받으며 그 보직을 맡았을 때처럼 그 또한 관운이다.

인사권자가 청와대의 눈치 때문 등으로 계속 그 직위에 그냥 두고 싶어한다 해도, 20여년 공직생활을 해온 고위직 입장에선 막상 기소가 될 지경이 되면 본인 스스로 공직에서 용퇴하거나 최소한 비수사 부서로 옮겨줄 때까지 출근을 중단하고 스스로 정직 상태를 자처하는 것이 여러 모로 합당한 도리이고 마지막 염치일 것이다.

나는 원래 그 당사자가 도리와 염치를 충분히 아는 선비적 성품인 것을 익히 안다. 그럼에도 그런 그를 인사권자가 끝까지 몰염치한 사람으로 만들까봐 계속 비수를 꽂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심경이 편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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