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援助)를 공유(共有)라 우기는 나라

지난날 보릿고개에서 식량을 원조받은 것이나 지금 백신을 원조받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원조국에서 다시 피원조국이 되다>

문재인 정권은 역시나 기만 정권이다. 그런 줄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나 국민을 속여 먹을 줄은 몰랐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이다 그래서 언어는 곧아야 한다. 그것이 굽으면 마음도 굽어진다.

중앙일보는 어제 이렇게 썼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한·미 양국 간 백신 공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순항 중”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리고 이런 구절도 있다. 《현재까지 미국이 2분기 이내에 다른 나라와 공유키로 한코로나19 백신 물량은 총 8000만 회분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AZ) 6000만 회분을 공유키로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 추가로 화이자·모더나·얀센 등 자국민 접종에 활용해 온 3종의 백신 2000만 회분을 추가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백신을 외국에 나누어 주려는 것은 백신을 공유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주는 것이다. 주는 그것을 도움이랄 말할 수도 있고 원조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유'인 것은 아니다. 남의 나라가 저렇게 좋은 일을 하면 그것을 감사해야지 깎아 내려서 '공유'라 말해서야 되겠나? 이 말에 미국이 성낼 나라도 아니지만 만약 성을 내고 안 주면 어쩔건데? 그러면 국민만 괴롭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사전에서 공유(共有)를 찾아보니 이렇게 풀이돼 있다.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함’ 그래서 주택을 공유할 수도 있고 토지를 공유할 수도 있으며 자동차를 공유할 수도 있다. 써서 없어지지 않는 물건을 공유하는 것이다. 백신은 팔에 주사해 버리면 없어진다. 없어진 물건을 어떻게 공유하나? 백신 맞은 사람을 공유하자는 말인가? 미국이 주는 백신을 우리가 받으면 그 즉시 우리 것이 된다. 이미 공유가 아닌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저것은 ‘공유’가 아니라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다. 한자로 말해 ‘원조’이다. 원조란 말에, 원조받는 신세에 부끄러울 수는 있다. 그러나 말은 곧아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 주는 자에 대한 예의이다. 택도 없는 ‘공유’란 말로써 국민을 속이고 자신을 속일 일이 아니다. 어떤 언론은 우리나라 백신 사정을 일러 백신 보릿고개라 했다. 지난날 보릿고개에서 식량을 원조받은 것이나 지금 백신을 원조받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이 피원조국에서 원조국이 된 것은 90년대이다. 문재인이 다시 피원조국으로 말아 먹고 말았다.

자기 무능을 감추려고 ‘원조’를 ‘공유’로 둔갑시켰다. 문재인 정권이 하다하다가 거룩한 조상의 언어마저 비틀어버린 것이다. 미국이 백신을 좀 주겠다 하자 문재인 정권이 단체로 신이 났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 naidn 2021-05-20 오후 10:14

    상식도 예의염치도 명예도 긍지도 없는
    무능과 위선과 기만과 선동만 넘치는 빨갱이 천지 !

  • 白丁 2021-05-20 오전 5:59

    백신을 공동으로 소유하다니...이게 바로 ‘글 써서 먹고사는 놈’ 이라는 記者들의 자질입니다. 해가 갈수록 품질이 떨어지지요.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