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후보 연설문(수정본, 광주 합동연설회용)/홍콩을 외면하고 (얻은 게) 대한민국의 국익입니까? 아니면 홍콩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중국의 국익입니까?
<우리의 언어는 민주주의여야 합니다>
오늘 호남의 한복판에서 전당대회의 첫 연설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며칠 계파 운운하는 낡은 정치의 관성 속에서 전당대회가 혼탁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예비경선의 결과를 확인하고 보니, 저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1985년생입니다. 80년 광주 이후 태어난 제가 역사상 첫 30대 정당 대표가 된다면, 그 의미는 정말로 각별합니다. 저에게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단 한 번도 광주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동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오롯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처절했던 시민들의 저항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저는 80년 광주에 대한 개인적인, 그리고 시대적인 죄책감을 뒤로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자유롭게 체득한 첫 세대라고 자부합니다.
41년 전 당시 광주의 누구도 그날이 닥치기 전까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비장하고도 구슬픈 투쟁의 선봉에 서게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불행하게도, 가장 평범하면서도 선량한 사람들의 투쟁을 강요하고 그들의 희생을 딛고 일어서기도 합니다.
최근 젊은 세대는 위선과 오만에 찬 새로운 민주주의의 방해자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촛불로 거리를 메웠던 젊은 세대는 그들의 바람을 저버린 문재인 정부와 이제 최전선에서 맞서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보궐선거에서의 투표로 이 원치 않던 투쟁에 분연히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가 올곧은 민주주의의 길을 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항상 절대적인 가치로 놓아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기에 놓였을 때 눈을 감는다는 것은 절대적이어야 할 가치를 다른 것과 타협을 할 수 있는 무언가로 전락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2019년 홍콩민주화운동이 진행되던 8월, 저는 시위 현장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홍콩의 조던 팽 구의원과 함께, 도시 곳곳에 쳐진 바리케이드를 넘어다니며 홍콩인들과 함께했습니다. 길에서 그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그 비장한 노랫말로 그들은 대한민국에 도와 달라며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홍콩의 현장은 치열했습니다. 곤봉과 방패를 들고 다가오는 진압경찰 앞에서 한국의 정치인임을 밝히고 페이스북을 켜서 그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전 세계에 중계하던 제 용기의 상당 부분은 80년 광주의 아픔을 배워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저에게 각인된 저항의식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홍콩을 외면했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문제라는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항의를 통해 사과 및 정정을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외교적 도발에는 “try me”라며 과장된 외교적 수사로 대응하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사람이 죽어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어 가는 홍콩 문제에는 미온적이었습니다.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지키고자 했던 국익이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의 국익입니까? 아니면 홍콩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중국의 국익입니까?
정치는 소인배처럼 변화무쌍한 유불리를 좇는 과정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반복적인 고독한 결단의 과정입니다. 항상 어떤 일을 해야 하는 논리 못지않게, 하지 말아야 하는 비겁한 사정이 존재하고, 그래서 철학이 없으면 우왕좌왕하며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반복적으로 탄압에 맞서 그 세를 불려 왔고, 절대적인 도덕적 우월함 속에서 권위주의 세력과 맞서왔습니다. 우리는 항상 민주주의의 편에 서야 합니다. 홍콩의 미래세대는 그들의 이야기에 화답한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저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었고, 홍콩 시민은 감사를 표하며 화답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이 자리에 계신 조경태 의원님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홍콩시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조경태 의원님을 존경하는 용기있는 민주주의자로 추억합니다.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모두 국내외, 홍콩, 미얀마, 북한을 가리지 않고 민주주의의 파괴자들에 맞서는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약속합니다. 당의 운영도 민주적으로 하겠습니다. 인사는 편파적이지 않을 것이고, 공천은 실력검증에 이어 국민과 당원의 의사가 최우선이 되는 민주적 절차로 진행될 것입니다. 제가 이번 전당대회로 가지게 될 권한이 있다면 그것도 당원과 국민이 고루 누려야 하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일반론에 걸맞게 개방과 공정경쟁을 원칙으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호남에서 더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당원이 우리 당원들의 0.8%밖에 되지 않는다는 부끄러운 데이터가 공개되었습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그동안 왜 배척받았습니까? 그 역시 비겁함 때문입니다. 당내 큰 선거를 앞두고 일부 강경보수층이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두려워하며 그들이 주장하는 음모론과 지역 비하와 차별을 여과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정운천 의원님 감사합니다. 성일종 의원님 존경합니다. 두 분의 노력은 제가 당선되면 우리 당의 확고한 노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선배님들의 노력 위에 저는 광주와 전주, 순천과 목포 등 호남의 젊은 세대와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더 나아가 할당제와 같은 방식에 의한 배려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일부 여의도에 들락거리는 인사들이 누릴 수 있는 할당제보다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에서 석패율제 도입을 우리 당의 공식적인 선거제도 개편안으로 할 것을 제안합니다. 누군가의 권력에 기대어 받는 비례대표 할당보다는 지역에서 당원들과 각고의 노력을 한 뒤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어낸 득표율 속에서 우리의 서진정책은 응어리진 호남과 제주의 민심을 녹여낼 것입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호남과 제주를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꼭 해내겠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리는 새로운 보수의 길이 여러분의 지지로 더욱 빛났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민주주의의 파괴자들에 맞서는 수호자가 되어야
- 이준석(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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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30, 1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