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함께 한 입장에서 본 '중도세력'과의 연대

아픈 얘기지만 진보진영에 비해 보수진영은 연대와 공존에 약하다. 승자독식의 폐해가 고질적이다 최근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성향의 청년들의 모임에서 그의 갑작스런 국민의힘 입당에 당황하면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바로 다음날 입당할 거면 후원금 안냈을 거란 불만도…아무래도 나도 과거 운동권이 싫어서 민주당을 등지고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등과 함께했던 사람인지라 소위 중도세력들….과거 국민의당 성향의 분들, 호남의 반문세력들이 아직도 종종 연락이 온다. 특히 한때 광주에서는 운동권에 대한 반감으로 국민의당 녹색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그때 지지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지금도 가면 반겨주신다.

전국 방방곡곡에 지지자들이 있는 셈이다. 운동권 민주당의 위선도 싫지만 정치가, 보수쪽도 기득권 구태정치가 바뀌길 기대하는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닌지라 그들의 분노와 실망을 그냥 듣고 있었다.

한국 정치에서 영남과 호남의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허고 기존 보수정당에 합류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으므로 무슨 위로를 하랴. 캠프 관계자도 아니지만 결국은 입당할 수밖에 없을 거였다는 정도(?)밖에 할 말은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삼국지의 '천하삼분지계'의 전략에 따라 윤 후보가 안철수 김동연 (최재형까지도) 등과 함께 바깥에서 세력화와 함께 또다른 경선판을 형성하고 11월경 국민의힘 경선승리자와 맞붙은 다음 최종승리자가 양 세력을 통합하여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출마하는 그림을 상상해 봤다.

아마도 김종인 위원장의 구상도 그리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내부경선판이 덜 화려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야 양쪽 지지층이 극대화되어 확실하게 결집하고 2:1의 세력규합을 통해 대선필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윤안김 등과 기존 국민의힘 후보측과의 화학적 결합에 필요하다면 연합정권의 그림도 필요했을 수 있다. 그래야 박근혜 대통령 석방 등으로 인한 리스크, 윤 후보와 최 후보 등의 정치신인 리스크, 기존보수와 외부세력간 균형, 국회 열세로 인한 정계개편 가능성과 안정적 국정운영 가능성 등을 열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그러한 판을 짜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치적 상상력과 돌파력, 내공이 수반되는데 윤석열 후보 개인과 당시 캠프의 경험과 역량으로는 역부족인 듯 보였다. 막판에 여러 전문가들도 조언을 한 모양이지만 아마도 정치를 처음하는 윤 후보가 정당의 조직없이 그런 그랜드 플랜을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은 마음을 비우고 정권교체를 위해 그림을 바깥까지 크게 보고 그려야 하는데 서울 재보궐을 모델로 당 중심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정권교체 자체보다 주도권 경쟁에 너무 집착한 것 같아 안타깝다. 아픈 얘기지만 진보진영에 비해 보수진영은 연대와 공존에 약하다. 승자독식의 폐해가 고질적이다.

어쨌든 이미 천하삼분지계는 물건너 갔고, 이제는 국민의힘 최종후보 선출과 안철수 등과의 작은 단일화(?) 정도만 남아있다. 야권진영 전체의 파이는 작아졌는지 몰라도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경선이 더 간명해졌고, 당장은 관망하던 보수층의 지지가 결집함으로써 단기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다.

다만, 입당으로 실망한 세력이 돌아서는 등 확장력의 한계가 생겨 본선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초기에 유의해야 한다. 한 가지 충고하자면 외연확장도 좋지만 '원칙과 기준 있는' 외연확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근 김정배 전 의원의 지지철회나 채이배 전 의원 등의 영입시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전현직 국회의원 정도되면 각자 정치 철학과 소신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여 미리 상의하는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좋았겠고, 패스트트랙으로 국민의힘과 몸싸움을 하다시피한 분들에게 국민의힘과 무턱대고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그분들에게도, 국민의힘 당원들에게도 매우 큰 결례가 될 수 있어서 무조건 합한다고 절대합이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 정치권에서 중도세력으로 일컬어지는 제3세력은 과거 안철수 현상에 열광했거나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함께 했던 세력들이다.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 무리하게 이들을 직접 영입하려 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국민의힘 안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키워가면서 경선에 임하고 향후 안철수 등 그 정치세력들을 대표하는 정치인과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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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idn 2021-08-05 오후 1:07

    이언주 군의 식견이 놀랍다
    동감이다
    이언주, 윤희숙 박선영 전여옥 군은 내년 대선승리후에 큰 직을 맡아 미궁속의 대한민국을 계도해 나가기 충심으로 바라노라

    중도라 카는 자들은 명예와 긍지와 사명감 책임감 애국심 등이 없는 천박한 기회주의자 김종인이와 같은 비겁한 자들이다

  • RedBuster 2021-08-05 오전 7:07

    얼빵한 인간들, 가축형 국민들의 귀에는 그럴싸 하게 들리겠지만 '중도' 는 좀 험하게 표현하면 회색분자들이다. 좀 점쟎게 말해도 판단이 늦거나 결정장애에 다름아니다. 이른바 중도에 속한다는 사람들은 어느쪽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쎈놈에게 달라 붙게 마련이다. 모래밭의 쇳가루가 지남철에 달려붙듯이 말이다. 한국 정치 70년사에 중도 . .운운 .. 하다가 잘된 사람 못봤다. 한때 김영삼을 저만치 내려다 보던 이철승도 그 중의 하나다. 그가 내세웠던 '중도 통합론' 이 어떻게 됐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 白丁 2021-08-04 오후 11:37

    나는 이 ‘中道’주의자가 싫다. 左면 左고 右면 右지 중간이 어디있나. 공자님의 中庸같은 말씀이나, 실은 기회 봐가며 左,右 유리한 쪽에 붙으려는, 공산주의자들조차도 右派보다 싫어한다는 회색분자들이다. 左,右 어느쪽으로부터도 욕 먹기 두려워하는 얄팍한 기회주의자들이다. 右派에서 뽑아준 대통령 이명박이 이념의 시대는 가고 실용의 시대가 왔다고 중도 ‘코스프레’ 하다가 左派에게 당한 꼴 보고도 또 정신 못차린 박근혜 꼴 보라. 국힘당 대선 후보들은 경선에서 또다시 자신은 ‘中道’임을 自任할거다. 당당히 左派임을 선언하는 더불당 후보보다 못한 찌질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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