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가 생겼고, 안해보던 모험을 시도했고, 인턴 지원에서 매번 낙방하면서도 집요하게 원서를 제출하는 성실함까지 보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건 군대 이야기, 이보다 더 싫어하는 건 군대 가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속설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여성들도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아들 가진 엄마는 군대 이야기라면 빠지지 않고 참견한다. 마치 자신이 군대에 다녀온 것처럼.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여자가 아닐지도 모르니…
요즘 D.P.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나도 슬며시 틀어보았다. 학대에 가까운 훈련과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1회 중간에 그만 두었다. 군대 를 마치고 달라진 두 아들을 보며 역시 사람은 극한 체험을 해봐야 어른이 된다며 군대의 순기능에 대해 감사했던 게 사실이다. 두 아들이 집에 없는 동안 손님도 많이 초대해 좋은 시간을 보내며, 두 아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감을 잡지 못했던 것 같다. 오죽하면 제대 무렵에는 자주 휴가를 나오는데 그 때 엄마가 "또 나왔어?"라고 하면, 아들이 두고두고 상처받는다는 경고를 듣기도 했다.
<아들이 군대 갔다>
우리 집 두 아들은 각각 2012년과 2013년에 군대에 갔다. 2013년에는 1년 정도 두 아들이 같은 부대에 있었다. 동생이 상대적으로 편한 부대라고 해서 형이 뒤따라 갔는데 하필이면 수많은 장소 중에서 동생이 근무하던 도시로 발령이 났다. 학부 2학년이던 동생이 선임이고, 대학원 다니다 현역을 간 형이 부하였다. 외출이나 외박은 가능하면 같이 나왔다 같이 들어갔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갈 때 군부대가 가까워지면 동생은 군기를 잡았다. "야 말 똑바로 안해?" 그러면 형은 경례를 붙이며 "병장님 시정하겠습니다. 충성!"이라고 해서 우리를 웃겼다.
드라마를 보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나 힘든 곳이 군대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군대에서 맞고도 우리에게 말을 해주진 않았던 것인지, 집에 왔을 때 검사를 했어야 했는지 후회가 되었다. 다행히 큰 아들은 맞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자존심도 강하고 속내를 잘 말하지 않는 작은 아들에게는 물어볼 엄두가 안나 큰 아들에게 혹시 아는 게 있는지 물었더니 그 때만 해도 질 나쁜 선임이 많았기에 언어폭력은 있었겠지만 육체적 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불과 몇 년 새 군대가 달라진 것 같아 다행이다.
<군에서 완전히 달라진 작은 아들>
작은 아들이 군대에 갈 때까지 남편은 물론 나와도 사이가 안 좋았다. 어려서부터 바쁜 엄마에 대한 불만으로 말은 안해도 적개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었다. 특기생을 뽑는 부대에 지원해 면접을 마칠 때까지 우리에게 귀띔도 안했다. 합격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이틀 후에 입대한다고 통보를 했다. 하필이면 그날 학교에서 큰 국제학술회의를 주최했는데 박원순 시장이 기조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주최자로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 아침에 남편이 작은 아들을 태우고 논산훈련소로 가는 걸 주차장에서 배웅만 했다. 내 눈에선 눈물이 펑펑 쏟아졌고, 결국 아들도 눈물을 보였다.
그 후 일주일을 시도 때도 없이 길거리에서도 울면서 다녔는데 한 연구회에서도 왈칵 눈물을 보이는 내게 인터넷으로 매일 편지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날부터 매일 하루에 한 번씩 편지를 썼다. 800자가 최대한이었기에 한자도 남기지 않고 빽빽하게 편지를 써보냈다. 아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 어렸을 때 아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추억들, 아들이 알지 못하는 아들의 장점, 엄마가 아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지… 살면서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사연을 빼곡이 담았다. 첫 휴가를 올 때 그 편지를 모아서 가지고 나와 내게 전달할 정도로 아들은 편지에서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논산훈련소를 졸업하고도 한 달간 논산에서 특기생 훈련을 했는데 매주 주말 외박이 허용되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아들에게로 달려갔다. 약속이 겹치면 아들을 위해 모두 취소할 만큼 진심이었다.
제대 후 아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버킷리스트가 생겼고, 안해보던 모험을 시도했고, 인턴 지원에서 매번 낙방하면서도 집요하게 원서를 제출하는 성실함까지 보였다. 공부도 안하고 하고 싶은 게 없었던 무기력했던 아들이 극한 상황에서 엄마, 아빠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확인한 게 변화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이 세상에 모두 나쁜 건 없다. 오히려 극한 상황이 아들을 변화 시키는 좋은 조건이었던 것 같다. 요즘 우리 관계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용기를 내서 D.P.를 다시 시청해봐야겠다.
아직도 군대 이야기 할 게 얼마나 많은데…
軍에서 완전히 달라진 작은 아들
- 조기숙(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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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02, 17:53












조갑제 닷컴에 조기숙의 이런 잡문까지 옳겨 싣다니...제 아들 군대 얘기 계속 할 모양인데 계속 실어줄건가.
조기숙 여사가 자신의 아들들 일이긴 하지만 군대에 관한 야그를 글로 올리니 쪼까 놀랍기도 하네요. 군대도 많이 변하긴 변했군요. 조 여사가 그토록 떠받들던, 그 가족의 비리는 생계형이라서 별 것 아니라고 하면서 까지 역성을 들던, 노무현이는 3년간 썩는 군대라고 했었는데 . . . .
ㅎ ㅎ ㅎ
조기숙 군,
빨갱이 문재인이 이 녀석만 빼면
군대는 매우 좋은 곳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