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對 김세윤 판결'이 이재명에게 적용될까

정치인들이 자신의 政敵을 제거하기 위해 적용한 게 나중에는 국민감정에 떠밀려 그것으로 자기 목을 치게 될 수도 있다. 법 조문처럼 문장의 형식을 취하는 성문법은 독일, 일본 등이 채택하는 대륙법의 주요 법체계를 이룬다. 우리나라는 법을 일본에서 주로 가져왔기에 성문법 국가이다. 미국, 영국으로 대표되는 영미법은 불문법이 법체계의 근간을 이룬다. 불문법은 관습법이나 판례법 등 법률 조항에는 없지만 이것들이 재판 판결의 주된 근거로 작용한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플레시 대 퍼거슨 판결(Plessy vs Ferguson, 163 US 537, 1896년)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라는 식으로 법정에서 변호사가 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미연방대법원의 판례를 성문법 조항 대신 인용하고 있는 장면이다. 플레시는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한 흑인 원고 플레시 이름(성)이고, 퍼거슨은 루이지애나주 1심법원에서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플레시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판사 이름(성)이다. 이게 주대법원을 거쳐 연방대법원까지 가서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1954년에 브라운 판결로 결과가 뒤집힐 때까지는 58년간 주요 판례로 인용되었다.

2심재판이 사실심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2심재판이 법률심이고 거의 대부분 이게 재판의 끝이다. 미연방대법원은 상고허가제를 택하고 있어서 1년에 100건 내외의 사건만 선택해서 판결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시킨다. 1년에 약 5만 건의 사건을 판결하는 한국 대법원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 대법원 판결은 심리불속행이라는 판결로 '기각한다'는 한 줄짜리 판결이 전체 대법원 판결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사건을 심도깊게 심리하기에는 접수 사건 수가 너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판결한 1심재판은 성문법에 기초했다고 보기 힘든 '최순실과 공모하여'란 용어를 써서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때 1심 재판장은 김세윤 판사였다. 본인 통장에 돈 들어온 것이 0원인데 어떻게 뇌물죄가 성립하는지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판결이었다.

이게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 판결을 받았으니 미국식으로 하면 '박근혜 대 김세윤 판결(2018년)'이란 뇌물죄의 새로운 판례법이 된다. 2018년부터는 공무원의 통장에 돈이 한 푼도 안들어오거나 현금이나 수표를 한 푼도 받은 적이 없어도 뇌물죄로 수십 년간 감방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정서법이란 게 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적용한 게 나중에는 국민감정에 떠밀려 그것으로 자기 목을 치게 될 수도 있다. '박근혜 대 김세윤 판결 (2018년)'이 이해불가 판결이라도 우리나라 판례법의 새로운 길을 여는지 관찰하는 것은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를 관전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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