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의 '王(임금 왕)’자는 왜 문제되나?

국민들은 왕을 바라는 게 아니다. 지지자들이 왕처럼 모시고 환호한다고 해서 그렇게 착각하면 곤란하다. 윤석열 예비후보가 대선경선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王(임금 왕)”자를 쓰고 나온 게 논란이 되고 있다. 그날 아침에 썼는데 못 지웠다, 아니다 26일부터 써져 있었다, 등등 언제부터 써져 있었는지도 분분하다.

혹자는 대통령 되라고 무속인이 써준 거 아니냐, 대통령 되려는 자가 새머니즘 미신에 의지하는 거냐는 비난을 한다. 그러니 윤 후보측에서는 그게 아니라 지지하는 동네할머니가 써준 건데 지워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썼건 동네할머니가 써줬건 그런 건 크게 중요치 않다. 물론 무속인이 부적으로 써준 걸 믿는 미신이나 믿는 자라면 대통령 자격에 의문을 품을 수 있고,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악몽이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더 문제는, 그가 '王(임금 왕)'이라는 글자를 써준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고맙다며 그대로 다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겪은 이후 적폐청산의 소용돌이가 몰아쳤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당시 그 헌법 제1조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검찰의 칼을 휘둘러 승승장구한 분이었다.

비록 결과적으로 당시 보수진영과 대립하였고 수사과정에서 과잉수사로 흘렀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적어도 그가 민주공화정과 국민주권이라는 정신을 구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개인적 감정을 떠나 그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수사 개입에 반기를 들었을 때에도 많은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을 왕처럼 섬기며 굽신대지 않고 국민을 섬기는구나, 헌법 제1조에 충실하려는 걸로 생각하고 그를 응원하였다. “사람을 따르지 않고 가치를 따른다”는 그의 말은 큰 변화을 일으켰고 나 또한 매우 감동하였다.

그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하여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선에 뛰어든 이후 보여준 모습은 당시의 기대에는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온갖 말실수나 정치력 부족이야 정치신인으로서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오늘처럼 '王(임금 왕)'자를 손에 쓰고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나친 그의 모습에서 과거 적폐청산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결연한 헌법 수호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은 왕을 바라는 게 아니다. 지지자들이 왕처럼 모시고 환호한다고 해서 그렇게 착각하면 곤란하다. 만일 그리 생각한다면 정권을 잡더라도 금방 실패할 것이 뻔하다. 권력의 사유화…대통령이 되고서 왕이 된 줄 착각하여 수많은 대통령들이 비극으로 끝났다.

안그래도 윤 후보 주변의 파리떼니 뭐니 해서 말들이 많은데 자신이 왕이 아님을 안다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공적 의지로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권력은 자기 게 아니라 국민들 것이고 심지어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야당과도 나누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야권의 1위 후보인 윤석 열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의 이런저런 공격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지원사격을 하였지만 오늘의 '王(임금 왕)’자' 사건은 어찌보면 사소할 수도 있지만 매우 우려스러운 사건이다.

윤석열 후보는 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지지자들의 맹목적 환호와 한 자리 하려고 줄서있는 정치꾼들의 아첨에서 벗어나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조차도 겁없이 수사하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지금 자신에게 향해있는 민심의 무게를 안다면…다음 대통령이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는지를 안다면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왕을 모시려는 게 아니다. 주권자로서 국정운영의 권한을 위임해줄…일 잘할 대리인으로서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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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마음1 2021-10-03 오후 9:23

    손바닥의 王자를 두고 별 희한한 이야기가 많은데 재밌어 보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틈만 보이면 비본질적인 것을 심오하게 잘 포장하는 것 같네요.

    내가 윤석열이라면 허 허 웃으며, 이렇게 한번 너스레를 떨며 받아넘겼을 것 같습니다.
    "동네 아주머니가 잘 되라고 大자를 써준다는게 그만 잘못 쓴것 같습니다 허 허"
    듣기로는 링컨 대통령이 넝글넝글하게 이런 위트를 잘 날렸다 합니다.

  • naidn 2021-10-03 오후 12:40

    윤석열 군아,
    홍준표 군야,
    최재형 군아,
    원희룡 군아,
    자중자애하면서
    애국의 한 마음으로
    불암산의 바위처럼 무겁게 믿음직하게
    애국국민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고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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