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어요? 지존(至尊)인 분에게”

살아있는 사람을 숭배하는 행위는 치정(癡情)과 같다. <신(神) 같은 대접을 받는 사람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된 비서실장과 국정원장들이 재판을 받는 법정에 변호인으로 섰었다.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필요한 걸 물었다. 청문회의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듯 변호사는 그 대상이 누구인든 법정에서는 신문할 자격과 권리가 있다. 필요한 예의는 취했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물었다. 그런 나의 직업적 태도가 측근들의 시각에서는 이상한 것 같았다. 비서실장을 지냈던 분이 지나가는 듯이 한 마디 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어요? 지존인 분에게.”

그에게 대통령은 임금이고 거의 신인 것 같았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시각이 다르다. 그럴 수 있었다.

오래 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재판을 받는 법정에서였다. 사정수석 비서관을 했던 변호사가 법정에 나와 변론을 할 때였다. 그는 계속 각하라고 호칭을 쓰다가 재판장에게 법정에서는 피고인이라고 부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 지적에 대해 그 변호사는 모시던 각하를 도저히 그렇게 부르지 못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 측근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인 것 같아 보였다.

국민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적 가치보다 더 높게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서민이었던 나의 어머니는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에 가서 임금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통곡을 했었다. 그런데 내생각은 다른 것 같다. 나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온 내 나이 또래의 한 여성으로 보였다. 정치 쪽으로 잘못 발을 들였다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진 여인이라는 생각이다. 변호사로서 필요한 사항을 묻다가 일부 나의 생각을 나타낸 것이 그렇게 불경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대통령이든 변호사든 그 자리를 떠나면 평등한 인간이라는 생각이다.

한 종교단체에서 살아있는 신(神)을 보았다. 신이 된 교주를 만나기 위해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서 신도들이 참배하러 왔다. 국내의 광신도는 말할 것도 없었다. 숭배를 받는 교주가 숨을 불어넣었다는 생수나 그린 그림이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교주가 손만 대도 병이 낫고 다가오는 파도도 뒤로 물러났다는 기적의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인물숭배의 파도를 타고 그는 신의 자리를 즐기는 것 같았다.

그 단체의 신도들이 내게 소송을 의뢰했었다. 신이 된 교주의 최측근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살아있는 신인 교주를 누구보다 숭배하던 사람들이었다. 살아있는 인물에 대한 숭배는 어느 순간 돌변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숭배하는 인물이 자신의 잣대나 욕망에 맞지 않으면 마음이 바로 증오로 바뀐다. 어제의 이상적인 인물이 오늘은 변절한 속물이 되고 원수가 되어 박수 대신 저주를 퍼붓는다.

한 여성 법대 교수를 따르던 제자가 있었다. 가난한 제자가 보기에 그 교수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일찍 고시에 합격하고 판사 생활을 했다. 집안도 부유하고 그 남편도 고위직 검사였다. 미모까지 갖춘 완벽한 인생 같았다. 제자는 그런 여신 같은 분의 조교로 발탁된 것에 감격했다. 교수를 거의 숭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는 갑자기 모멸감을 느꼈다. 교수의 지시를 잠도 안자면서 이행했는데 그 교수는 지시한 사실조차 망각하고 있었다. 섭섭했다.

어느새 제자는 자신의 골방에서 그 교수에게 저주를 퍼붓는 악성 댓글의 제조자가 됐다. 살아있는 사람을 숭배하는 행위는 치정과 같다. 눈이 서로 맞는 동안은 서로 죽자 살자 정을 통하다가도 일단 하찮은 일 때문에 감정의 충돌이 일기만 하면 사이가 벌어지고 분노의 둑이 터져 마침내는 피까지 보게 된다. 그 여성 교수는 제자를 고발하고 제자는 감옥으로 갔다.

무엇인가 숭배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람에게 인물숭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살아있는 인물숭배는 일종의 치정이다. 나약한 인간이 마음속의 적막감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살아있는 인물을 숭배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인간을 지목하여 자기의 신으로 섬기고자 하는 것이다. 특정 연예인에 열광하다가 어느 순간 밤을 새워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을 보았다. 살아있는 인물숭배는 정신적 질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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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單騎匹馬 2021-12-04 오후 1:24

    당신이 박원순 억울 한것 변호는 변호이고 우파 지지층이 지도층을 변호하는 건
    숭배인가?? 아 당신은 잘난 변호사여서 변호이고 우린 못나서 숭배??.

  • 單騎匹馬 2021-12-04 오후 12:49

    지존이니 대통령도 인간이니 누가 모르나 자기가 모시던 분에게 대한 기본적인 예의지 아무리 법이라 해도 윤리 도덕아래 법이지 법이 윤리 도덕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인간말종 살인자도 인권이니 뭐니, 사형 언도 받으면 새사람으로 된다느니 대통령 한텐 이게 적용이 안되나? 당신 아버지/어머니 변호 할때도 피고라고 부를거야? 법이라는 지존아래서? 자기 부모라고 다 훌륭한 것도/존경의 대상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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