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를 힘들게 했던 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분은 나를 단련시키는 도구가 아니었을까.
인생을 돌이켜 보면 바람 불고 파도 치는 시련의 연속인 것 같다. 인생의 봄이었던 이십대 초에 부푼 꽃망울처럼 나는 꿈 속에 살았다. 출세한 엘리트가 되어 좋은 아파트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이십대가 끝나가는 어느 날 나는 시외버스 뒷자리에서 갑자기 내 주변의 공기가 절망의 회색빛인 걸 깨달았다. 나의 분홍빛 꿈은 안개같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가난했다. 세 들어 사는 초라한 둥지에는 나만 바라보는 아내와 딸이 있었다. 나는 전혀 엉뚱한 낯선 광야에 혼자 서 있는 망연한 느낌이었다. 나는 자유인이고 싶었다. 그런데 직업군인이 되어 제복 속에 영혼까지 갇혀있는 것 같았다. 인생의 봄이 다 지나가는데 나는 해가 저무는 길 위에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다.
인생의 여름쯤인 삼십대는 어깨에 무거운 짐을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삶의 계단을 올랐다. 나는 온 가족의 가장이었다. 평생 소처럼 일했던 아버지의 끝은 가난과 불편한 몸이었다. 중풍에 걸린 아버지가 불쌍했다. 어머니 역시 평생 고통과 함께 동행해 온 바닥의 삶이었다.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를 병풍으로 막아놓고 아내는 푼돈을 벌기 위해 동네 아이들을 모아 그림을 가르쳤다.
내 인생의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고 바람결에 가을이 묻어오는 사십대 중반이었다. 어느 날 의사로부터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죽음의 초대장이었다. 저항하고 화를 내 봤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마음의 정리를 했다. 아버지는 이미 저세상으로 갔지만 늙은 어머니가 걱정이었다. 나는 수술을 받으러 가기 전 어머니에게 말했다. 만약 아들이 죽으면 양로원으로 들어가시라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눈에서 하얀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머니의 진한 슬픔이 그대로 내 마음에 파문이 되어 전해왔다.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났다. 다시 세상에서 파도타기 인생을 견뎌내야 했다. 어느 날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인생의 파도에 휘청거리며 균형을 잃을 뻔했던 적이 있다. 악마가 내게 나타나 사십억 원의 소송을 건 것이다. 터무니없는 사유였다. 변호사인 내가 상대방과 손을 잡고 자기에게 불리하게 했다는 배임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불행은 항상 세 박자로 왔다. 신기하게도 담당 판사들이 나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그들의 오만에 정면으로 도전했던 적이 있었다. 그들은 한 번만 걸리면 단단히 손을 봐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결정적인 증거도 악마의 편이었다. 그럭저럭 힘들게 마련한 아파트를 날릴 것 같았다. 나는 가난해질 것 같았다. 그 악마가 제기한 소송은 이십 년 동안 나를 옭죄고 놓아주지 않았다. 법정에서 악마를 만날 때마다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인생의 험한 태풍 지대에 있었다. 여러 개의 소송이 쓰나미 같이 밀려왔다.
또 다른 더 큰 악마는 내게 이백십일억의 돈을 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회사의 주가가 떨어진 걸 내가 물라는 것이다. 나는 글로 큰 악마의 행적을 고발했었다. 악마는 잔인하게 한 여성을 죽였다. 그리고 산에 가져다 버렸다. 악마는 돈으로 자신의 범죄를 덮었다. 그리고 천사인 것처럼 가장했다.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책으로 인터넷으로 악마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었다. 나는 나대로의 대응책을 취했다. 아내와 지방도시의 원룸에서 밥을 해 먹고 잠을 잤다. 바닥에 떨어져 사는 예행연습이었다. 부풀어 올랐다가 깊이 가라앉는 인생의 파도 위에서 가랑잎 같이 오르내렸지만 빠져 죽지는 않았다.
그리고 인생 항해의 노을진 칠십의 포구에 다달았다. 지금 나는 동해의 한 바닷가에서 책을 읽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이다. 바다와 하늘이 검은색으로 뒤엉킨 수평선 위에서 고깃배들이 불빛을 반짝이고 있다. 내가 존경하는 책 속의 현자는 늙어서도 어린 시절 암송하던 맹자를 꺼내서 매일 조금씩 읽는다고 했다. 그는 환난을 만날 때마다 맹자의 이 문구를 위안으로 삼았다고 했다.
‘하늘이 임무를 어떤 사람에게 내리시려면 반드시 그 마음을 괴롭히고 그 몸을 고되게 하고 그 창자를 굶주리게 하고 행하는 곳에 혼란을 준다.’
지나보면 이 세상은 나의 영혼이 훈련을 받는 장소였던 것 같다. 어제 나를 힘들게 했던 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분은 나를 단련시키는 도구가 아니었을까. 명복을 빈다.
맹자(孟子)를 읽는 노인
- 엄상익(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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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5, 09:11












무지랭이가 무슨 말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무지랭이 나는 애국을 하고 싶어도 아무 능력이 없다
유명한 변호사 엄상익 군 같은 인사들이
제 3자의 입장처럼
냉소적인 입장처럼에서 벗어나
진중권 교수 처럼
원희룡 의원 처럼
김진태 의원 처럼
고영주 대표 처럼
이동복 선생 처럼
조갑제 사장 처럼
박선영 의원 처럼
전여옥 의원 처럼 열정적으로 애국을 하면 우리사회가 보다 더 많이 순화될 겄이다
그리하여
이재명 같은 전과자 패륜아가 대통령후보에 오르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밝고 맑고 아름다운 금수강산 삼천리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