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한 좋은 도둑' 이명박 대통령은 왜 돈이 많이 필요했는지 궁금했다.
<큰 정치가(政治家)>
임기가 열흘 정도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직접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청원이 많이 올라와 있는 것 같았다. 용서해 주지 말라는 청원이었다. 정말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왜 그렇게 증오의 대상이 됐을까 의문이었다. 답변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도 까칠하고 기운이 없어보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했다. 사면을 반대하는 청원도 많지만 반대로 사면해 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했다. 그는 관념적이고 원론적인 답변을 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그 부분은 사법정의에 맡기겠다고 했다.
오백만 표라는 절대적인 표 차로 당선됐던 국민적 지도자가 왜 그렇게 전락했을까? 그의 사면을 반대하는 증오의 본질은 무엇일까? 국정원장을 지낸 한 정치인과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적인 이익을 취한다고 불쾌해 했다. 그 역시 대통령 후보였던 적이 있어 어느 정도 그분의 말이 신뢰가 갔다. 나는 변호사라는 직업의식이 있다. 모두들 돌을 던질 때 반대편에서 생각해 보곤 한다.
천구백팔십이년 말레이시아의 페낭대교 준공식장이었다. 이명박 회장의 현대건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를 완성해 주었다. 준공식장에 온 마하티르 수상이 연설하는 도중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준공식을 준비한 현대 직원들은 그들이 왜 웃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수상의 말은 이런 것이었다.
“한국의 건설회사는 알리바바입니다. 우리들이 빨리 기술을 배워서 이 도둑놈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알리바바는 도둑이라는 소리였다. 이명박 회장은 나라를 위한 좋은 도둑이 아니었을까.
천구백팔십팔년 현대건설 이명박 회장이 모스크바에서 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와 만났다. 정부의 북방정책은 기업인들이 군인을 대신해서 공산권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이었다. 이명박 회장은 동유럽과 러시아에 많은 건설공사를 따냈다. 무역전쟁을 수행하는 이명박이라는 인물의 전투였다. 지금은 경제전쟁의 시대다. 공산권에 들어가 무역이나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시장을 얻는 것이고 그 땅을 점령하는 것일 수 있다. 이명박은 대통령이 된 후 원전을 팔기 위해 아랍권의 국가 지도자에게 밤낮으로 전화를 한 적이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얘기를 되돌려서 소련에 진출한 이명박 회장이 코르바초프를 만났다. 코르바초프는 이명박 회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될 당시 북한이 공업이 더 발달하고 국민소득도 높았죠. 남한은 겨우 농업에 의존하는 수준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을 거꾸로 북한이 남한보다 가난합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아십니까? 북한은 사회주의를 채택했고 남한은 자본주의를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그렇게 종용한 것은 소련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문제는 소련의 책임이 큽니다. 한국과 북한은 분단 전에는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를 가진 한민족이었죠. 남한과 소련의 국교가 열리고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그 열매는 북쪽에도 나누어 줍시다. 소련은 그래야만 할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국제적인 지도자의 통 큰 발언이었다. 그 뒤 이명박 회장은 정치로 뛰어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란 잇속과 야심을 상징한다. 정치가란 사기꾼과 허풍쟁이 이미지와 통하기도 한다. 그들의 애국심이라는 것은 자기를 이롭게 하기 위한 마음을 국가에 적용한 것이고 그들의 경륜이라는 것은 더러운 잇속을 차리는 마음이 겉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들의 천민의식은 귀족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그 물에 들어가면 영혼이 더럽혀지고 망가지지 않기가 힘든지도 모른다. 이명박이라는 인물이 압도적인 표 차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 그는 큰 정치가가 되어야 했다.
사람들은 정치인을 욕하지만 나는 큰 정치가가 나오기를 희망한다. 큰 정치가가 필요한 것은 국민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다. 그들의 야심을 억누르고 그 이권을 견제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민의식이 없는 보통사람들로 살게 하며 정치인이랍시고 위세를 부리지 못하게 하는 존재다. 역사적으로 영국의 크롬웰이 그런 큰 정치가였다. 그는 국민을 부패한 정치인들의 손에서 구출한 큰 정치가였다. 몇 년 전 폭양이 쏟아지던 여름 서울구치소로 갔다가 교도관한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 지금쯤 반쯤 죽었을 겁니다. VIP라고 삼층에 모셔놨는데 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노인이 완전히 고열 사우나에 계시는 거죠.”
그는 왜 돈이 많이 필요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큰 정치가가 되는데 실패한 것 같았다.
정치인들을 다스릴 '큰 政治家'가 나와야
- 엄상익(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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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2, 0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