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事와 사회부 기자는 黑白논리에 젖기 쉽다

세상은 만화경…총천연색으로 구성돼 있는데... 필자가 1980년 말, 사회부에서 경제부로 발령받아 처음 출입한 곳이 動資部(동자부·동력자원부)였다. 보이는 것이 다 기사였다. 왜 他社(타사) 기자들은 이 좋은 기사를 쓰지 않을까, 의문스러웠다. 마구 써댔다. 참다못한 高試(고시)출신 사무관이 기자를 불러놓고 따졌다.

“저질탄을 쓰지 않으려면 석유를 10억 달러 어치 더 수입해야 하는데, 代案(대안) 있으세요?” “경제는 選擇(선택)의 문제이지, 善惡(선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작용이 49%라 해도 51%의 이점이 있으면 51%를 선택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당시 기자의 눈에는 49%가 엄청나게 크게 다가왔다. 黑(흑)이 절반이나 보이는데 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白(백)이 절반 이상인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마구 써재낀 것이다.

이처럼 사회부 기자는, 특히 경찰서를 출입하는 초임 기자는 대체로 黑白논리에 젖어있기 쉽다. 범인이냐, 아니냐, 나쁜 놈이냐, 좋은 사람이냐로 세상을 갈라서 본다.

검사라는 직업도 비슷하다고 본다. 범죄와 범죄인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일도양단 식 黑白논리에 젖기 쉽다. 유죄, 무죄 딱 둘만 있지, 중간이 없다. 검사나 검사 출신이 사석에서 그 새끼, 그 놈 하는 건 욕도 아니다. 일상용어다.

그렇다면 정치는 어떨까.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보이는 것으로만 印象(인상)평론하면, 정치는 흰색, 검은색, 노란색, 붉은색 등, 세상을 구성하는 천차만별의 갖가지 색을 모두 인정하고 융합하는 일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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