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과반이 사퇴하면 언제든 黨 대표를 해임?

李 대표가 못마땅하다고 우리가 외치는 헌법정신, 자유민주주적 질서, 민주적 정치원리를 파괴하는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 일부에서 직선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싫다고 새로 체육관 대통령을 뽑아 직선 대통령을 사실상 해임하면 되겠나?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적 정치 원리에 반한다. 얼마전 비대위 관련 가처분 결정은 여러 절차상 하자에 대한 설시를 비롯해 구구절절한 이유가 많이 제시되었지만 핵심은 그거였다.

정당의 설립과 운영은 헌법에 부합해야 하고 그 헌법정신에 따라 대표자 선출과 해임에 민주적 정당성을 요구한 것이다. 법 적용과 해석은 형식과 문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에 깔린 근본정신과 취지가 더 중요하다. 법도 인간의 삶의 지혜이고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를 일부 국회의원들과 소수 당원듵로 구성된 전국위에서 해임하는 이 상황이 민주적 정당성이 훼손된다고 사법부가 판단한 건데 그걸 이리저리 돌린다고 달라지겠는가? 체육관 대통령읕 뽑아 직선 대통령을 해임하는 게 안된다고 하니 갑자기 헌법을 개정한다고 민주적 정당성이 생기지 않는다. 더구나 최고위원 과반이 사퇴하면 언제든지 당 대표를 해임시킬 수 있다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건 당헌당규 자체가 반민주적이고 헌법정신에 반하는 걸로 보인다. 잘 되지도 않을 거고 국민들 보기도 낯뜨겁다.

수많은 법조인들과 지성인을 자처했던 집단이 권력의 힘에 짓눌려 뭐에 홀린 듯 어리석은 결정을 반복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대한민국 유일의 정통 보수정당을 미래지향적 자유주의 정당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지금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퇴행시키는 일이 진행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

민주정당에서 나는 싫지만 좋다는 사람도 있는데 공존의 지혜를 찾아야지 어쩌겠나. 정히 사퇴 않겠다는 대표를 해임시키겠다면 당원소환제밖에 방법이 없다. 그게 아니면 공존하면서 정정당당히 경쟁할 일이다. 당심이 어디 있는지 전대에서 확인될 거고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총선에서 확인되지 않겠는가?

이 문제는 누구 편인지, 누굴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하고 다른 문제다. 세상에는 자기 이해관계와 친소관계로 움직이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사실 지난 전대에서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다. 젊고 스마트하지만 리더십이 아직은 미흡해서 아직 권위주의적 문화가 남아있는 보수정당에서 7080 지지층까지 아우르긴 무리라고 생각해서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못마땅하다고 우리가 외치는 헌법정신, 자유민주주적 질서, 민주적 정치원리를 파괴하는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 사적인 감정에 휘둘리거나 어차피 사그라들 일장춘몽적 권력에 못이겨 우리가 믿는 가치나 원칙을 내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민주정당에서 누가 싫다고 해서 민주적 정당성이나 적법절차 없이 일부 세력이 멋대로 휘두른다면 국민들이 우리를 뭐로 보겠나? 일련의 절차의 비민주적이고 비지성적인 모습을 보고 과연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을 책임질 역량이 있다고 보겠는가?

"나는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실은 그 다음이 중요하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나 세력이나 힘을 따를 수도 있다. "나는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다만 내가 믿는 가치를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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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야의 함성 2022-08-31 오전 2:06

    [시론] 법원은 민주적 정당성을 심판하는 기관이 아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2022.08.29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ntribution/2022/08/29/OJTJNKDKJREZFPMPJDDABAOE6M/

    국민의힘 비대위 설치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여당은 혼란에 빠졌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의 지도 체제 불확실성으로 생기는 국정 혼란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정치의 사법화를 보는 국민도 짜증스럽고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법원 결정의 핵심은 국민의힘이 비상 상황을 만들어 당 대표의 법적인 지위를 박탈하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 질서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법원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 사이에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 비대위 설치가 당원의 총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에 비해 구성된 당 기구 사이의 민주적 내부 질서를 해할 수 있어”라고 판시했다. 다시 말하면 당 대표는 당원의 총의에 따라 뽑혀 정당 내에서 민주적인 정당성이 가장 크므로 비록 당헌상 절차적인 하자가 없는 비대위 설치라도 헌법이 정한 당내 민주주의에 위배한다는 취지다.

    이 논증은 헌법의 법리적인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법원은 법적인 다툼이 있으면 합법성을 심판하는 기관이지 민주적인 정당성을 심판하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민주적인 정당성의 크기를 따지는 그 자체가 법원의 권한을 넘어선 일이다. 당원의 총의를 대의하는 기관은 대표뿐 아니라 전국위 및 상임전국위와 최고위원회다. 대표가 징계 처분을 받아 당권이 정지된 상태에서 당원의 총의는 이들 당내 대의기구가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 대의 민주정치의 상식이다. 헌법에 의해서 자율적인 활동이 보장된 정당이 합법적인 대의적인 절차를 통해 비대위를 설치하는 것은 헌법이 허용하는 정당 활동의 당연한 내용이다. 비상 상황 여부와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민주적인 정당성과는 무관한 정당 내의 대의적인 사항이고 합법성의 영역이다. 법원은 합법성의 관점에서 절차적인 위법 여부만을 판단하면 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논증은 월권적인 정치 개입이다.

    국민의힘이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민주적인 정당성이 가장 큰 당 대표를 몰아내려고 최고위원 사퇴 등으로 비상 상황을 만들었다고 단정한 부분도 법원의 직무인 합법성의 판단과는 무관한 정치적인 판단이다. 그 순간 법원은 금기시되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과거 우리 사법부가 정당 내부 문제에 대해서 지극히 자제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절차적인 합법성 판단에 국한한 것도 사법의 정치화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사법부가 민주적인 정당성을 판단하려고 덤벼드는 순간 이미 사법은 정치화할 수밖에 없다. 민주적인 정당성을 따지자면 법원이야말로 100석 이상의 국회의원들의 합의로 이루어진 비대위 설치를 무효화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정당성을 갖고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법원은 정당 문제를 판단할 때 민주적인 정당성이 아닌 합법성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헌법이 정당의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일 것을 요구한 것은 정당의 당헌 당규의 제·개정을 비롯한 당직자 선출과 의사 결정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령한 것이다. 따라서 법원이 인정한 대로 비대위 설치의 절차가 당헌 당규에 따라 하자가 없었다면 당연히 그 결과물인 비대위도 합법적인 것으로 판단했어야 한다. 그것이 법원이 해야 할 합법성의 판단이다. 사퇴한 최고위원 자리를 전국위를 통해 보충해서 정상화할지 바로 비대위 체제로 갈지를 결정하는 일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의 자율 영역이지 법원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 법원의 활동 공간은 법치주의의 영역이지 민주주의의 영역이 아니다. 법원은 이번 결정을 법치의 공간에서만 다시 한번 깊이 검토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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