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대통령의 소명은 저출산 해결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수도권 과밀 해소와 노동개혁·연금개혁을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일본 역사 드라마를 보았는데 죠슈번 출신 이토 히로부미에 관해 흥미로운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영국 유학을 다녀왔고 영어도 매우 잘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건 유학 연도(1863년)였다. 당시 조선은 철종 임금 시절이었다. 고종이 즉위한 해가 1864년이니 고종 임금 즉위 1년 전에 이미 일개 죠수번의 번주(藩主, 다이묘)는 열강의 선진 문명을 배우기 위해 자기 번의 청년들을 선발하여 영국 유학을 보낸 것이다. 믿기지 않지만 비슷한 시기 고베의 해군조련소에서는 코사인, 탄젠트 같은 수학 강의를 하는 장면도 나오고, 죠슈, 사쓰마, 도사 번 등 각 지역의 다이묘들이 최신식 총, 대포, 군함 등 서양무기를 도입하여 경쟁적으로 군비 경쟁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로부터 50년 후에 조선은 망했다. 망한 건 50년 후이지만 망조(亡兆)가 든 건 이때부터 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조선인들 중에서도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했던 선각자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갑신정변을 비롯해 몇 번의 개혁 시도가 있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배계급의 무능과 자신의 기득권만은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던 노론 양반 기득권 세력의 저항 등으로 실패했다. 눈뜨고 멀건 대낮에 침몰하는 세월호를 지켜보았던 것처럼 150년 전 선조들은 눈뜨고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쳐다보기만 했었다.
오늘 통계 보도에서 이대로 가면 50년 후 한국이 망할 거라는 전망이 또 나왔다. 기대수명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0년 후 대한민국 인구가 3800만으로 감소하고 그 절반이 65세 이상이 차지할 거라고 한다. 현재 한국은 양적 질적으로 인구 구조가 최악의 상태로 나빠져 가는 것이다. 이유는 출산율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0.8명으로 OECD선진국 중 최하위다. 이런 한국의 낮은 출산율 때문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은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문제는 한국의 이런 낮은 출산율의 원인이 이미 분명하게 나와 있다는 것이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결혼 연령이 자꾸 늦어지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하나만 낳거나 안 가지기 때문이다. 그 주된 이유는 ‘집값’과 ‘사교육비’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데도 답안지를 보고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처럼 5년 단임 대통령들이 이런 문제를 계속 방치하고 있다. 특히 소득대비 주택 가격을 두 배로 올려 놓아 집값을 하늘 높이 올려 놓은 문재인은 저출산과 관련해서는 임기 내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5년을 완전히 허송세월했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정말로 중요한 백년대계는 손도 대지 않으면서 인기 영합하는 곳만 찾아다니며 남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 얹는 재주 하나만은 신공(神功)의 경지를 보여 주었다. 전형적인 비전 없고 무능한 정치 포퓰리스트의 모습이었다.
서울 지역의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이 18이란 말은 중간소득자가 18년 동안 번 돈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야 평균적인 주택 하나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전국에서 제일 소득 대비 집값(PIR)이 비싼 서울수도권 지역에 인구의 반(특히 청년 인구의 대부분)을 모아놓았으니, 청년들이 살 집도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집을 왕창 더 짓든지 아니면 일자리와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든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아닌가.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교육만으로 대학 가는데 불이익이 없도록 방법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이대로 가면 50년 후 어떻게 된다는 예상 결과가 이미 다 나오는데 손놓고 가만 보고만 있으면 1860년대 이 땅에 살았던 조선인들과 무엇이 다른가?
프랑스 대혁명(1789년) 직후인 1795년의 프랑스 인구는 이미 3000만 명에 육박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의 인구 대국이었다. 유럽 최강의 루이 왕조가 오랫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고 나폴레옹이 유럽을 제패할 수 있었던 것도 3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1795~1866년 사이에 러시아 인구가 프랑스를 앞서기 시작했다. 1806~1911년에는 독일이, 1911~1931년 사이에는 영국이, 1931~1991년에는 이탈리아가 프랑스보다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됐다. 프랑스의 인구 증가가 계속 제자리 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호언하는 것도 제일 큰 이유가 인구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양적(9000만)으로 한국을 압도하지만, 질적으로도 30세 미만 인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프랑스처럼 인구가 줄고 노령화하는데 베트남 등 신흥국들은 젊은 인구가 계속 는다면 현재의 우위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겠는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역사의 평가를 받고 문재인처럼 인기 영합이나 하는 사람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 그런 풍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임기를 허송세월하는 그런 지도자는 국민과 역사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 지도자에게는 무능죄(無能罪) 보다 더 큰 죄가 없다는데, 그 무능죄 중에 제일 큰 죄가 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는 허송세월죄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저출산, 연금개혁, 노동개혁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 이승만의 소명이고 경제건설이 박정희의 소명이었다면, 지금 한국 대통령의 소명은 저출산 해결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수도권 과밀 해소와 노동개혁 연금개혁을 하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50년 후 망한다는데…
- 부산386(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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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05, 20:29












한국 여자들로 부터 출산을 기대하지 말고, 인구가 넘쳐나는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 젊은이들을 수 백만 명 이민을 받아 인구를 유지할 것. 노동과 연금 개혁은 차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해 놓고, 신속 과감하게 개혁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