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이 아니라 현재의 대통령이다. 내 자식도 아닌 막연한 미래 세대를 위해 발벗고 호응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尹 대통령. 레토릭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국정 과제 점검 회의에서 “개혁이라는 것은 인기 없는 일이지만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우리가 해내야 한다”고 했다. 장하다. “장하다”는 말로는 모자라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장하다는 말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본격화할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1. 연금 개혁은 “미래 세대의 일할 의욕을 고취하는 것”,
2. 노동 개혁은 “미래 세대에게 역량을 발휘할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 공급하기 위한 것”,
3. 교육 개혁은 “미래 세대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숫자는 편의상 입력).
저 말만큼 좋고도 당연한 말이 또 어디 있겠나. 그러나 공허하게 들린다. 지금 세대가 어떤 세대인가? 아이를 낳지 않는 세대이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5%이다. 아이를 낳은 뒤끝이 걱정되기 때문에 아이를 덜 낳는 것이다. 그런데 다만 미래만 걱정하고 아이를 덜 낳을까? 아니다. 현재가 포함된 미래를 걱정한 것이다. 사람이 오로지 미래를 위해서만 산다면 인구 걱정인 이 마당에 왜 아이를 안 낳으려 하겠는가?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은 지금 현재도 절박한 화두이다. 따라서 미래 세대만 말할 게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라고 말했으면 좋았지 싶다. 그러나 대통령은 오직 미래 세대만을 위해서 개혁하겠다는 투이다. 현재 세대를 제쳐놓는 셈인데 그래서야 성공하겠는가. 게다가 내 품에 있는 내 자식도 아닌 막연한 미래 세대를 위한다는데 거기에 발벗고 호응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장한 일에 초를 치는 것은 아니다. 장한 일에 아쉬움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이 아니라 현재의 대통령이다. 그런데도 미래만 강조했다. 미래 세대를 잘살게 해준 박정희 각하는 도리어 현재에 방점을 찍었었다.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자”고 말했지 “미래 세대는 잘살게 해주자”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좋아지면 미래 세대는 따라서 좋아지지만, 미래 세대만 좋아지자면 현재 세대는 더욱 허리를 졸라매어야 된다.
윤 대통령의 뜻은 백점이지만 말씀이 뜻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저 장하고 거룩한 뜻도 현재 세대가 뒷받침해주어야만 성공한다. 이런 일에 미래 세대만 들먹여서야 될 일이 아니다. 물건 포장은 왜 하나? 내용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좋은 뜻만으로는 내용이 무미건조하다. 그래서 레토릭으로 뜻을 포장하여 고스란히 전달되게 하는 것이다.
"야시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못 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말을 조곤조곤하게, 살갑게 하는 데에 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미래에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오늘에 하는 말이 좋아야 되지 않겠는가.
'미래 세대'만 중요한가? '현재 세대'는?
- 무학산(회원)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22-12-16, 23:07












무학산님의 예리한 지적. 법정스님의 山房閑談 중에 즉시현금 경무시절(卽是現今 更無時節)이란 法句가 나온다.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 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말.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라는 말씀. 현 세대는 뭔가, 호구인가.우선 현 세대가 잘 살고 봐야 될 것 아닌가. 현 세대가 잘 살게 되면 미래 세대도 자연히 좋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