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에 오늘보다 더 추우면 이 기사는 가짜뉴스가 되고 만다.
<일기 예보와 사무라이>
1. 대개 날씨 예보는 내일과 모레 날씨까지만 알려 준다. 기상청이라도 먼 장차의 날씨는 잘 모를 것이다. 그러한데 조선일보는 오늘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영하 15도까지… 오늘 올 겨울 최강 한파, 충남·호남·제주엔 폭설》
“오늘 올 겨울 최강 한파” 라고 했다. '올 겨울'은 '이번 겨울'을 이를 것이다. 이번 겨울은 아직 한참 남았다 ‘이번 겨울’이 아니라 '올해 겨울'이라 할지라도 올해가 끝나려면 2주일 정도 남아 있다. 2주일 뒤에는 오늘보다 더 겁나는 추위가 닥칠지 조선일보가 점쟁이도 아니면서 어떻게 알고 오늘이 올 겨울에서 제일 추운 날이라 했나?
오래 전에 평택 미군 부대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위병소 곁의 담벼락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여기는 기회가 있는 한 부대지역입니다” 그때 생각하기로 “우리네처럼 그냥 ‘여기는 부대다’만 써놓아도 될 텐데 왜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기회가 있는 한 부대지역입니다”까지 써놓았을까?“하며 픽 웃었다.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차이 혹은 생활관습상이나 언어습관상의 차이일 것이다. 어쨌든 단순비교하자면 우리의 말투는 미국인의 그것보다 단정적이다. “오늘 올 겨울 최강 한파”란 말도 단정적 표현이다. 일기 예보는 추론이지 단정이 아니다. 단정이 아닌 것을 바탕하여 기사는 단정을 해버렸다.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는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신문기사이겠는가.
우리네는 저렇게 말해도 다 알아듣지만 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며칠 후에 오늘보다 더 추우면 “오늘 올 겨울 최강 한파”란 기사는 가짜뉴스가 되고 만다. 그래서 이렇게 쓰면 어떨까 싶다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춥다” 혹은 “오늘(지금)까지 올 겨울 최강 한파”
2. 따지자면 나의 주장이 옳더라도 나는 저 기사에 어떤 거부감도 없다. 우리네는 다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식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요사이 세대가 우리 나이쯤 되면 거부감을 가질지도 모르고 미국식으로 표기할지도 모른다. 그래서라도 나는 비록 단정적인 표현일지라도 우리 것이 좋다. 직선적이라서 더 좋다.
직선적인 것은 솔직한 것이다. 흥정도 안 하는 것이다. 이리저리 둘러대지도 않는 것이다. 복잡하지도 않는 것이다. 직선은 쉴 틈 없이 뻗어나가는 것이다. 꺾이거나 굽지도 않는 것이다. 사육신은 직선적이었고 안중근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나는 중국 검술 영화보다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좋아한다 중국 칼싸움 영화는 여러 수십 합을 싸워도 결판이 나지 않는데 일본 사무라이 영화는 단판에 결정난다. 직선적이고 단정적이다.
오늘이 올 겨울에서 제일 추운 날이라고?
- 무학산(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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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18, 2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