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선생의 박학다식이 아깝다

풍수설은 묘자리 하나 잘 써서 부귀영화를 얻자고 한다. 생각부터가 건전치 못하고 노름처럼 ‘한판’ 의식인 것이다. 2022. 7월 현재 우리나라의 화장률(火葬率)은 91.8%이다. 이는 작년 같은 때보다 1.0% 증가한 수치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96.9%로서 가장 높고 제주가 79.6%로 가장 낮다. 모두가 토장(土葬) 풍속을 버리고 화장을 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시대와 세상이 바뀌어 토장 탓에 불거지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 말하지만, 우리 집안에도 선산이 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 항렬까지는 선산에 모셔져 있는데 무덤 수가 좀 많다. 예초기로 벌초하니 무덤이 많은 거야 문제가 아닌데 해마다 산이 깊어지고 수풀이 우거지니 벌초하러 가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수풀이 많고 억센 것도 그렇지만 벌초를 하다가 말벌에 쏘이기도 하고 산돼지를 만나기도 한다.

오래 전에는 당질(堂姪)들도 빠짐없이 벌초에 동참했지만, 산이 점점 더 험해지니 당질들은 벌초하러 안 가려고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안 온다. 사촌 형제에서 막내인 내가, 80살이 넘은 형님들을 모시고 근근이 왔다갔다 한다. 이에 60살이 넘었거나 60살이 다된 당질들만이 체면상 싫은 발걸음을 질질 끌고 따라온다. 선산을 가진 가정이 다 겪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형제. 조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산에 누워 있는 웃대를 모두 화장하자는 의논을 했다. 이 의논에서 나이 많은 형님들은 눈물을 줄 흘리고 젊은 당질들은 좋아서 웃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토장의 풍습이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도 풍수설(風水說)은 도리어 날개를 달고 사람을 더 미혹한다. 오늘도 조선일보는 풍수설과 관련된 기사를 실었다 '조용헌 살롱'이라는 데에 ‘팔오헌의 장사추와’란 것이 그것이다. 조용헌 씨는 뛰어난 문장가이고 지식인이다. 저이의 글을 읽으면 배울 게 많아 나도 빠짐없이 읽는다. 독자는 이런 생각인데 조용헌씨는 무슨 생각인지 풍수설 관련 글을 너무 자주 싣는다. 현실과 괴리된 풍수설을 말하여 무엇을 얻고자 함인지 모르겠다. 풍수설만큼 불로소득을 추구한 것도 드물다. 출세와 행복과 공명(功名)과 가문의 번영은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풍수설은 묘자리 하나 잘 써서 부귀영화를 얻자고 한다 생각부터가 건전치 못하고 노름처럼 ‘한판’ 의식인 것이다

토장을 안 하는 세상에서 풍수설이 무슨 소용이 닿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풍수설은 조선조의 '위선적 명분론'이나 진배없다. 세상에 쓰이지 않는 道는 도가 아니다. 풍수설도 세상에 쓰여져야만 풍수설이다. 쓰이지 않는 풍수설이 왜 자주 신문에 실리나? 선산에 모셔진 백 년 전의 무덤도 파헤쳐 화장을 해버리는 시대에 풍수설이라니?

남다르게 학문이 깊고 수양이 출중한 조용헌 선생이 왜 풍수설을 퍼뜨리는(?) 일을 맡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선생의 한문 실력과 고사에 해박함은 이미 국보급이다. 그러므로 굳이 풍수설에 관한 글월이 아니더라도 쓰고 싶은 글이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글로벌 시대에서도 선두주자급이다. 지역 국한적인 풍수설과 작별할 때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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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공! 2022-12-28 오전 2:53

    지극히 옳으신 말씀. 일본은 비과학이라며 풍수는 물론 한방도 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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