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와 總帥(총수)의 결단

과감한 미래지향 지도자가 성공한다 오늘(12월28일) 아침, 朝鮮日報(조선일보) 鮮于鉦(선우정) 칼럼에 나온 半導體(반도체)에 관한 글을 읽고 생각나는 일이 있다.
1980년 말, 필자는 사회부에서 경제부로 발령받았다. 새해 들어 경제부장에 崔靑林(1941~2016 •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선배가 부임했다. 崔 부장은 필자에게 일본 경제잡지를 읽고 좋은 내용을 골라 신문에 쓰라고 지시했다. 필자는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3개월간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고 광화문 근처 일본어학원에 다니며 기초를 배웠다. 일본 잡지는 다행히도 漢字를 많이 썼기 때문에 大過(대과)없이 번역할 수 있었다.
1981년, 어느 땐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무렵이었을 것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東洋經濟(동양경제)>에 큰 제목, ‘미쓰비시(三菱•삼릉)의 沒落(몰락)’, 작은 제목, ‘重厚長大(중후장대)의 시대는 가고 輕薄短小(경박단소)의 시대가 온다’는 기사가 실렸다. 필자는 이를 번역하여 朝鮮日報 경제면의 ‘海外經濟(해외경제)’란에 실었다. 내용은 造船(조선) 등 중공업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던 미쓰비시가 몰락해가고 있으며, 앞으로 半導體같은 가볍고, 작은 물건을 만드는 사업이 浮上(부상)한다는 것이었다. 朝鮮日報 애독자였던 李秉喆 삼성그룹 회장이 이 기사를 본 후, 임원들에게 “원문을 구해서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로부터 4년 후, 月刊朝鮮(월간조선)으로 옮긴 필자는 ‘삼성그룹, 8000억 원을 투자, 반도체사업에 올인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당시 삼성그룹을 다 팔아도 불가능한 투자액이었다. 삼성이 千辛萬苦(천신만고) 끝에 만들어낸 64K디램과, 다음 단계인 256K디램은 일본 반도체 업계의 경쟁업체 죽이기 작전에 말려들어 거액의 손실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삼성은 해냈다. 과감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삼성이나, 삼성 반도체가 존재했을까.
경제나 정치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當代(당대)에 뭔가 남기려고 애쓰지 말라.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布石(포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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