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가치에도 맞지 않는 덕치(德治)

공자도 펴지 못한 덕치를 윤석열더러 하라고 말한 까닭은? 어느 장관 출신이 조선일보에 나와서 “법대로만 하지 말고 덕치를 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들으라고 한 말일 것이다. 말을 저렇게 하면 자기는 거룩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법대로만 하는 윤석열은 협량한 사람이 돼 버린다. 하지만 대통령이 법대로만 하기에도 5년은 후딱 지나간다. 뜬구름 잡는 덕치(德治)를 할 여가가 어디 있나.

과연 이 세상에 '덕치(德治)'라는 게 존재하기나 할까? 덕치를 한 임금이 있기라도 했을까? 공자는 덕치를 할 성인으로 보이지만 그도 덕치를 하지는 못했다. 소정묘(少正卯)를 죽여서 3일 동안 시체를 걸어놓지 않았던가? 이를 체제간의 대결로 보는 학설도 있다. 공자도 펴지 못한 덕치를 윤석열더러 하라고 말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 윤 대통령의 김을 빼놓자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비교적 단순했던 고대에도 ‘덕치주의’는 관념적·퇴보적이었고 ‘법치주의’는 실천적 발전적 사상이었다. 법가(法家)들이 집권하여 법대로 했을 땐 나라가 부강해졌음은 역사에 기록돼 있다. 진(秦)나라는 한비자(韓非子)의 법가사상을 바탕으로 한 이사(李斯)의 공로로 인해 중국 천하를 통일했다. 그리고 상앙·관중·지산 등은 법치를 펼쳐 나라를 부강하게 했다. 그리고 중국의 시작이라는 한(漢)나라도 겉으로는 유교적 덕치주의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법치주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인들이 이미 덕치는 이름만 그럴듯한 잡지 못할 무지개인 반면 법치는 실존적 사상임을 증명했던 것이다.

윤석열 아니라 어느 대통령이더라도 있는 법대로만 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법대로 하지 못해서 부정·부패가 생겨나고 질서가 무너지곤 한다. 문재인은 있는 법대로 하기 싫어서 새로 악법을 만들어 하기도 했다.

윤석열은 문재인이 엉터리 법을 만들어 자기를 핍박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윤석열은 법대로 할 사람으로 여겼고 기대도 걸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집권 2년차가 되었지만 문재인을 감옥 보낼 기미는 보이지도 않고 이재명 하나도 법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 피격 사건, 강제 북송, 원전 폐쇄 등에 대한 조사마저 법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다수를 앞세워 국가 구조조차 바꾸는 법을 만들려 한다. 자기네의 당헌 당규쯤이야 아침 저녁 사이에 바꾸어 버린다. 반면에 여당이 발의한 법률은 하나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 이렇게 윤석열의 법대로의 시계는 멈춰 서버린 것이다. 나라가 혼란한 이때에 장관을 지냈다는 자가 “법대로만 하지 말고 덕치를 하라”고 했다. 이렇게 말한 곡절이 없다 하겠는가.

조선일보는 왜 하필 이때에 저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신문에 냈을까? 저 사람이 장관 노릇을 아름답게 했거나 물의라도 일으켰다면 또 모르되 난세에 나와서 훈수를 할 만한 장관은 아니었다. 덕치(德治)라는 시대와 가치에도 맞지 않는 저런 말을 행여 윤 대통령이 귀에 담으면 큰일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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