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100만 원으로 동남아 아이 돌보미?

인종과 국적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는 막나가는 국가가 될 수는 없다. <한달에 100만 원으로 동남아 아이 돌보미?>

싱가폴처럼 필리핀 돌보미를 싸게 이용할 수 있다면 저출생 대책으로 유용하겠다는 취지의 법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차별의 제도화라는 비난도 만만찮습니다. (싱가폴은 최저임금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발의자인 조정훈 의원은 가사근로자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돈을 조금 주는 게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차별에 찬성해서 발의한 것이 아니니 차별론자라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차분하게 들여다 볼 일입니다.

현재 우리 주변의 돌보미 이모님들은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라 알음알음 소개받아 연결되는 프리랜서입니다. 그런 이유로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가사노동도 제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증기관에 고용된 가사근로자 영역이 만들어졌고 이들 가사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입니다. 근로자라면 누구나 최저임금이 적용된다는 원칙인 거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로부터 돌보미들을 들여올 경우 어떤 형태일 것인지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고용 허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육아 부문 역시 근로자 형태를 띠게 될 것입니다. 불법체류 등의 관리 문제를 생각하면 프리랜서 형태가 아니라 근로자로 고용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나라의 가사근로자만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외국인은 싼 임금을 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고 가치외교를 추구하는 국가가, 인종과 국적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는 막나가는 국가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국제적으로 이것은 우리가 좀 잘산다고 이웃 나라 국민을 하인으로 부리겠다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더구나 2030들이 원하는 것은 ‘남이 아이를 키워주는 나라’가 아니라 ‘내가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입니다. 육아휴직의 실효성과 육아기 탄력근로를 파격적으로 높여달라는 요구가 가장 절실합니다(동아일보.3.27).

오세훈 시장의 말마따나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이니 이러저러한 시도가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인종차별 국가의 금도를 넘을 정도의 파격을 할 바에야, 원하는 누구나 육아휴직을 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퍼붓는 파격이 더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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