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의 기본권, 과도한 제한은 과잉(過剩) 입법

국회 의료법 개정안 반대 토론 전문(全文).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쌍특검ㆍ간호법ㆍ의료법ㆍ방송법을 강행 처리했습니다. 저는 의료법 개정안 의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 온몸으로 막아서겠습니다. 이하는 반대 토론 전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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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김진표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민의힘 종로구 출신 최재형입니다.

저는 오늘 야권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현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행위 중 발생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외에 모든 범죄를 의료인의 결격·면허 취소 사유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인의 결격사유에 관한 규정은 2000년 개정되기 전에는 현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전과가 있는 경우를 결격사유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의료에 관한 규제를 폐지하거나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국민의 의료 이용 편의와 의료서비스의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의료 관계법 위반 등 범죄로 결격사유를 제한하였습니다.

살인죄와 같은 중범죄나 성폭력 범죄와 같이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신뢰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범죄를 결격사유로 추가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단순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나 단순 재산 범죄, 행정법규 위반 범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고 해서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얼마나 영향을 받고, 환자의 안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의문입니다.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범죄에 대한 금고 이상의 형을 결격사유로 삼아 의사면허를 제한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의료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나 이미 면허를 받은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제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0년에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모든 범죄 전과를 결격사유로 삼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는 이유로 의료 관계법이나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신뢰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범죄만을 결격사유로 규정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살인 등 강력범죄나 성폭력 범죄 등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신뢰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중범죄를 결격사유로 추가하는 것 외에 다시 모든 범죄 전과를 결격사유로 삼았던 2000년 이전으로 되돌아갈 특별한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업인의 결격사유 규정이 범죄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있으므로 의료인의 결격사유도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저는 각 전문직역별로 그 직역의 특성에 맞도록 결격사유를 정하는 것이지 단순히 전문직역이라는 이유로 그 업무의 내용이 전혀 다른 모든 전문직역의 결격사유를 동일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전문직역의 결격사유 규정도 과연 그것이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과잉입법이 아닌지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에게 보다 높은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기본권의 과도한 제한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가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할 때에는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어떤 공익을 얼마나 증진시킬 수 있는지, 그것이 제한되는 기본권보다 더 큰지 깊이 있게 검토하여 불합리하게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에 우리 당은 현 개정안의 입법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의료인이나 의료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 등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의료인의 결격사유로 모든 범죄가 아닌, 현행 의료관련 범죄에 성범죄 및 살인 등 강력범죄만을 추가하여 의료인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를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는 특정 직종에 특혜를 부여하자는 주장이 결코 아닙니다. 의료인의 윤리성과 신뢰도를 높이면서, 직업 자유에 대한 침해는 최소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결격사유와 그 처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국민 복리 증진과 공익 달성에 더 크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의료법 개정안 결의를 유보해주시고,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와 신뢰에 기초한 의회 민주주의 원칙을 되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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