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TV, '이건 영화다!'를 보고

만약 내가 인질로 끌려간다면, 개는 죽든지 말든지 너 갈 데로 가라면서 목줄 채로 놓아 버렸을 것이다. 조갑제TV의《이건 영화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사살하고 주민들과 개를 구출하는 생생한 장면(IDF)》이란 영상을 보았다. 이스라엘군이 자기 동족을 구출하는 것이야 이미 소문난 일이지만 개를 구출했다니? 이게 무슨 말씀이냐 싶어 얼른 보았다.

정말로 영화 같다. 영화 같기는 하되 인질이 구출된 장면은, 절박한 전투가 아닌 소풍 가는 영화 같기도 하고 코메디 영화 같기도 하다. 나의 이런 바보 같은 느낌을 쓰면 나의 감정이 비정상이랄까봐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내 좋을 대로 쓰고 보자 싶어서 썼다.

나는 인질이 된 경험이 없기에 인질의 공포심을 알지는 못하나, 인질이라면 불안과 걱정에 벌벌 떨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이다. 혹독한 공포에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할 수 있을 것으로도 여겼다. 전장에서 납치된 데다가 방패용 인질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소형 승용차 한 대가 쫓기듯 급하게 달려오더니 길가의 큰 돌덩이를 들이박은 후, 나무인지 담벼락인지를 구별 안 되는 것을 또 들이박고 차가 멈추어 섰다. 그 틈에 총을 든 남자들이 차에서 뛰어나왔다. 하마스로 추측되었다. 이내 이스라엘 군인인 듯한 두 명이 급히 오는 것이 보였고 그들이 나무 옆에 은신하고 총을 쏘는 듯했다.

장면이 바뀌고 한 여자가 이스라엘 군인 뒤를 따라 걷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스라엘군이 인질을 구출하여 데리고 가는 장면이었다. 인질을 구출한 것만으로도 호기심으로 보고 있는데 다음 장면에서는 더욱 놀랍게도 치마 입은 여자가 개를 데리고 걸었다. 놀라움이 웃음으로 변했다. 인질이었던 사람이 저런 여유를 부리다니 저 여유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만약 내가 인질로 끌려간다면, 개는 죽든지 말든지 너 갈 데로 가라면서 목줄 채로 놓아 버렸을 것이다. 비정한 행동 같지만 억지로 끌려가는 처지인데 누가 비정하다 나무라겠나.

다음 장면에는 여러 사람이 우르르 걷는데 바지 입은 여자가 또 개를 데리고 걷는 모습이 나왔다. 어쩌다 한 명이 개를 데리고 있은 게 아니라, 두 사람이나 개를 데리고 있은 것을 보고 아. 이것은 여유가 아니라 신념이구나 생각했다. 내 나라가 나를 구하러 올 것이다는 신념이 없었다면 저랬겠나? 조갑제 선생의 표현을 빌려 쓰자면 “이러니 이스라엘인은 보통 사람이라도 영웅으로 보이는 것이다” 나 같이 바닷가 한 귀퉁이에 들앉아 사는 사람은 좀체 접하기 어려운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준 조갑제TV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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