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들 하라. 이재명이만 웃게 된다

매를 드는 것과 패배주의를 퍼뜨리는 것은 다르다. <어쩌자고 적군 앞에서 아군의 기를 죽이나>

이대로만 있어도 총선 승리는 국힘당의 것이었다. 어쩌다가 하나 있은 보궐선거. 거기서 패배하자 국힘당이 혁신위를 만들었다. 정당사를 아무리 뒤적여도 지방선거의 재선거 하나에 졌다고 혁신위를 꾸린 경우는 없다. 누군가가 혁신위를 두라고 꼬드겼을지 모른다. 안 그래도 국힘당을 두고 무능정당이라 손가락질하는데 혁신위를 둠으로써 무능이 기정사실화 돼 버린 것이다.

혁신위를 둔 탓에 무능정당이다는 말을 식자층에서부터 길거리 사람까지 내놓고 말하게 돼 버렸다. 혁신위를 둔 그날부터 혁신위가 없어진 어제까지 유명인이 쓴 조선일보 칼럼은 싹 다 국힘당을 무능 정당으로 낙인한 글뿐이다. 이러면 국민에겐 국힘당은 무능정당이란 인식을 심게 되고, 국힘당엔 패배주의만 넘치게 된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 실린《[강천석 칼럼] 민주당의 이재명式 ‘12월 維新’》란 글이 잘 나가다가 결론에서 슬그머니 국힘당은 무능.무력(無力) 정당이라 까버렸다. 글의 주제와도 관계없는 국힘당을 글솜씨를 발휘하여 끼워넣기를 한 것이다. 진실로 국힘당을 무능정당으로 보았다면 인정상으로도 패배주의를 안길 일이 아니다.

박정희 각하 시대에 각하를 비판하면 식자처럼 보였던 풍조가 재연된 것이다. 국힘당에 애정을 갖고 무능하다 비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어떻게 무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고 또 그 해결법도 제시해야 한다. 이런 것은 없이 그냥 무능하다고 쳐버리고 만다. 진단과 처방을 다하지 않은 자기들도 무능하지 않나?

하기야 국힘당이 무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렇더라도 매를 드는 것과 패배주의를 퍼뜨리는 것은 다르다. 지금 국힘당을 향한 것은 회초리가 아니라 화살이다. 그만들 하라. 이재명이만 웃게 된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