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가 없다고 이준석의 말까지 버려서야

"별난 사람은 하나였는데 그 별난 사람이 하나인 걸 지금까지 감추기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된 거다." 여기 조갑제닷컴에《"내가 별난 사람이 아니고 尹대통령이 그런 사람이란 게 드러났다"》는 제목의 기사가 있다 조세일보 기자와 이준석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한 내용이다.

기자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누군가 해야 하는데, 어떤 류의 사람이 필요할까"라고 물었더니 이준석이 무릎을 치게 대답한 부분이 허두에 있다. 이준석이란 이름을 가리고 읽었다면 대단한 정인군자(正人君子)의 말씀으로 인식. 옷깃을 여밀 대답이다. 이러니 싸가지가 없을지언정 그 사람의 말까지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기자의 질문에 이준석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기대가 안된다. 이 상황에서도 인요한 위원장을 언급한다는 자체가. 인요한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을 하면서도 한계성을 노출했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인재풀의 한계성을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김한길 대표가 온다면 더 이상 보수 정당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사람들 외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건데 대통령이 언제부터 보수의 전체였느냐, 본인이 믿을 수 없다고 모든 사람을 배척하다가 이 꼴이 난 거다.〉

나는 인요한을 자주 비판했거니와 그의 한계까지 세게 지적했고 결론은 인요한으로서는 안 된다였다. 이준석의 평가와 차이가 없다. 국힘당 지지자도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김한길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신다면 나는 침을 뱉으려 준비하고 있다. 국힘당이 다 죽지도 않았는데 이중국적자를 혁신위장으로 초대했고 이제 또 민주당 대표 출신을 비대위장으로 모시는 건 지조있고 양심있는 동작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잘돼봐야 더민당 2중대밖에 더 되겠나. 정통 보수를 물먹이는 짓이다. 비대위원장을 정하는데 누구의 입김이 가장 세겠는가. 대통령이다.

나는 윤 대통령이 잘하는 것에는 박수도 치지만 그를 ‘만세의 원수’라고 내면에 새겨놓고 있다. 이제 처음으로 그 연유를 대충 말한다. 첫째 박정희 각하의 딸에게 33년 징역을 구형하여 22년 살게끔 만들었다. 둘째 5·18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했다. 셋째 5·18묘지에 가서 40년 전에 죽은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사람의 비석을 쓸어안고 울어 보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넷째 영부인 김건희의 녹취록에서 나왔던 소리로써 “우리는 원래 좌파였다”는 고백이 드러나서다. 다섯째 문재인을 조사조차 하지 않는다. 여섯째 문재인이 사는 평산마을의 집회를 자의적으로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일곱째 대통령 출마 때에 “나는 할 수 없이 국힘당을 선택했다”고 말하여 국힘당을 나머지 따위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김한길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 윤석열은 국힘당을 좋게 만들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정치를 우선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마음을 굳혔다. 김한길이가 남다른 재주가 있다면 또 모르되 그렇고 그런 위인에 지나지 않음에도 저러는 것은 전라도에 굽신대는 것이며 더민당에 보험을 들어놓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목적으로 쓰이는 사람이 국힘당에 피땀을 바치겠는가.

다음, 이준석이 이런 말을 했다〈…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하고도 못 지내, 유승민, 안철수, 나경원, 홍준표, 김기현까지 아무하고도 못 지내는 거 보면 알 거다. 이 모든 사람이 별날 순 없는 거다. 별난 사람은 하나였는데 그 별난 사람이 하나인 걸 지금까지 감추기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된 거다.〉

옳고도 정밀한 분석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문재인에게 반항한 것도 근본은 남과 잘 지나지 못함 때문이다. 그것이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 비쳐졌기에 대통령이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준 복이다. 이를 또 타인과 잘 지내지 못하는 데에 쓰니 자기에게는 덕일지라도 국가에는 마이너스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물태우’란 말을 들었다. 타인에게는 물처럼 나약했던 이가 국가를 위해서는 북방정책 등 거칠 게 없는 강한 사람이었다.

이준석의 저 발언이 옳기는 하지만 당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서 한 달이 안 돼서 직관으로 깨쳤고 여기에 이렇게 써 올렸다. “많은 수하를 희생시키면서 자기 갈 길을 갈 것이다. 자기 갈 길이 무엇이냐? 자기 안전이다. 대통령의 정치를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안전을 위해 쓸 것이다.” 문재인을 조사하지 않는 것은 더민당에 빌붙어 자기 안전을 구한 것이요, 조사할 듯. 할 듯 하는 것 또한 국힘당을 속여 자기 안전을 노린 것이다. 사람이 자기 안전을 기약하는 것이야 본능인데 비판할 것까지야 뭐 있느냐고요? 윤 대통령은 문재인을 조사.처벌할 것처럼 하여서 대통령이 되었다. 그래서 문재인을 조사할 태생적 의무가 있는 것이다.

내가 이준석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는 것은 그의 싸가지를 배우려 함이 아니고 그의 표현력과 순발력을 배우고자 함이다. 남의 훌륭한 솜씨를 보면 자기 분야의 기량도 그에 준하여 발전하는 법이다고 들었다. 당나라 때 장욱(張旭)이란 명필가가 있었다. 하루는 칼춤으로 이름난 기생. 공손대랑(公孫大娘)의 칼춤 구경을 하고 나서 춤추는 기법을 글씨에다 적용하여 초서(草書)의 대가가 되었다.《名畵記》

반면에 이준석은 뛰어난 표현력과 거침없는 순발력을 마구 쓸 것이 아니다 잘하는 것도 지나치면 못하는 것이 된다. 조여(曹"573;)와 이지는 둘 다 진(晉) 나라 때 사람으로 글씨를 대단히 잘 썼으나 인품이 워낙 부족하여 글씨가 후세에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황정견(黃庭堅)이 “조여ㆍ이지 무리가 글씨는 왕희지(王羲之)와 겨룰 만했지만 전하기에는 부족하다. 편지 한 장의 글씨라도 수백 세를 전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 사람의 인품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하였다《世說新語》

끝으로 이준석에게 이른다. 잘 다루는 무기는 아끼고 숨겨 두어야 한다. 그리고 남과 다투지 마라. 그대가 지적했지만, 윤석열이 사람과 잘 지내지 못하듯 이준석 또한 그렇다. 그래도 윤 대통령은 위치와 나이가 있어서 좀 낫지만 이준석은 자기 앞길을 먼저 닦아야 하지 않나. 이준석이 남과 쉽사리 다투는 것은 조급함에서 기인할 것이다. 빨리 성공하고 싶기에 서두르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커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자만심에서이다. 소년급제자 치고 잘된 사람 없다. 원망자를 많이 만들었고 장애물이나 어려움을 자기 실력만으로 이기려 했기 때문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