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 고려의 대충신 정몽주를 아버지의 간곡한 당부를 무시하고 단번에 제거한 이방원의 결연한 의지가 떠오른다.
역성 혁명에 성공하기 전 이성계는 다른 아들들과는 달리 문과 병과 7등으로 급제했던 이방원의 손에 피를 묻히기를 싫어했다. 그는 무인 기질이 아닌 이방원의, 요즘 표현으로 하면 인문학적 성정을 좋게 보고, 기울어가는 고려왕조를 지키려는 정몽주를 설득시키는 데 정성을 들이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방원은 정몽주의 일편단심을 학인하고 정몽주를 제거하기에 이른다.
한동훈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결정하려는 국민의힘이 갈팡질팡하는 와중에 이방원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뜬금없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자문해 본다면 한동훈의 존재 의의와 존재 가치를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혁명에 가담할 무렵 이방원이 당시 무인 경험이 없었던 것처럼, 오늘의 한동훈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한동훈은 일전에 정치적 정서나 역량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스스로 ‘여의도 문법’이 아니라 ‘국민 문법’을 쓰겠다는 단호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만큼 정치에도 나름대로 자신이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순전히 필자 개인의 느낌이지만, 고려의 대충신 정몽주를 아버지의 간곡한 당부를 무시하고 단번에 제거한 이방원의 결연한 의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자, 이쯤 해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민낯을 돌아보자. 얼마 전 이곳의 선장이 도망치듯 큰 배에서 내려왔다. 아무리 화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집권여당의 당대표 자리는 무슨 취미클럽 회장 같은 데가 아니다.
더구나 대통령이 외국 순방중에 사의를, 그것도 기자회견도 아니고 에스앤에스(SNS)에다 쓰다니, 이건 국민을 우습게 보았다거나 정치를 비하했다는 말로도 설명되는 일이 아니다. 한 마디로 카오스다. 혼돈 그 자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미래는 현재 오리무중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비상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여전히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이 비상시국을 바라보고 있다.
한동훈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된다면 해야 할 일은 아마도 수백, 아니 수천 가지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중 하나만 든다면, 이거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충격파가 생기겠지만, 정당정치 개혁일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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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놓고, 흔들고, 올려놓고 흔들고, 국민의힘 중진의원이라는 것들의 고질적인 병폐. 박근혜 탄핵에 나선것들이 누구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