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어쩌랴.. 두 갈래 길에서 정치길을 택한 것도 이준석의 재분(才分)이요. 탈당한 것도 자기 분의(分義)요 팔자인 것을.
<이준석을 끌어내린 것은 본인의 성깔과 입담>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에서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두 길을 가 볼 수가 없어 한쪽 길을 택했다”고 노래했다
이준석은 탈당함으로써 정치 인생을 종 치고 말았다. 차라리 냉대를 참아 견디며 국힘당에 몸담고 있으면 장차 무언가 찬란하게 드러내놓게 될는지 누가 알겠는가. 성급하게 탈당해 버린 탓에 제 손가락으로 제 눈알 찔러 버린 꼴이 되었다. 본인이야 영웅마냥 형극의 길을 택했노라 말하겠지만 남들이 어디 그리 보겠나. 굳이 탈당해야만 형극의 길인 것도 아니고 냉대를 견디는 것 역시 형극의 길인 바에야 탈당을 하지 않는 것이 백 번 낫다. 이제 다정하게 손 내밀어 “다시 돌아온나” 권할 사람 없겠으니 아쉽고 애닯다. 과연 이렇게 된 이유가 없을 것인가 한 번 돌아보자.
이준석의 발언 중에서 “운전을 하라 하더니 운전대를 뽑아 가버렸다”던 말은 3년이 돼 가는데도 잊히지 않는데 보통 재주로써는 만들어 낼 수 없는 표현일 것이다. 그는 젊은 데다가 재기발랄하며 순발력이 좋았고 언어 구사 능력과 표현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방송의 환영을 받아 오래 출연했고 그 덕으로 이름을 날렸고 성가도 더 높여 마침내 제1 야당의 당수도 되었다. TV 무대에서는 즉발력과 센 입담이 생존 수단이지만 정치에선 아니다. 도리어 소걸음같이 느리며 우직한 것이 생존 무기일 경우가 많다. '바보 노무현'이 기어이 대통령이 되지 않던가. 정치판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지킬 계명은 “찬 물의 기름이 되지 말라”이다. 그러나 내 눈에도 이준석은 찬물의 기름 같이 남들과 융합하지 못하는 외톨이로 보였고, 타고난 말솜씨를 마구 휘두른 것이 보였고, 강한 자의식을 숨기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처한 곳에서마다 다투었고 적을 만들었다. 박근혜에게 모질게 했고 손학규에게 무작하게 했고 안철수에게 “좀 조용히 하소”하여 맞짱을 뜨려 했으니 구경꾼들이 어떻게 생각했겠나. 자기 혀의 전투력을 믿지 않았다면 저러지 않았을 것이. TV 무대와는 처지가 다르고 경우가 다르고 목적이 다른 데도 재치에 찬 성급한 혀를 칼날 휘두르듯 마구 휘둘렀던 것이다. 거기에 베인 사람은 가까이 오지 않으려 했고 불구경꾼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리 경계했다. 질 줄 모르던 성깔과 비수 같은 입담 때문에 이준석은 찬물에 기름 돌 듯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저런 모습에 안타깝고 성이 났다
장소와 때를 가리지 못하는 어리석음만한 어리석음이 또 있을까. 중학교 3학년은 어른 같아도 고등학교 1학년은 아이 대접을 받는다. TV 무대에서의 어른이 정치판의 아이가 되는 것은 진리다. 이를 구별, 처신하지 않은 것은 어리석은 탓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진실로 똑똑하다면 말 잘하는 입술로써 자기 사람을 착착 모아나갔을 것이고, 적수를 만들지 않고 친구를 만들었을 것이다. 정치와 선거는 사람 모으기 아닌가. 이제 탈당하며 되돌아보니 얻은 사람 하나 없고 남은 것은 탈당 기자회견문 하나뿐이다.
젊은 나이에 홀연히 당수가 되어 나라 사람을 경인(驚人)하고, 젊은이의 환호는 물론 늙은이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았다. 그 영광을 뒤로 하고 이제 쓸쓸히 빈손으로 나왔으니 이는 누구 탓인가. 타인의 돌팔매가 있었지만 결국은 자기 탓이요 자기 상처다. 타고난 변설(辯舌)을 아끼고 곱게 썼다면 어찌 당 대표에서 그치고 말기야 했겠나.
이준석을 해친 것은 본인의 성깔과 입담이다. 자기관리에 무심했던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그는 정치판에 들지 말고 자기 재주대로 재담가로 계속 활동했다면 세계적 풍류 재담가로 성공. 국보급 존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숲 속의 두 갈래 길에서 정치길을 택한 것도 이준석의 재분(才分)이요. 탈당한 것도 자기 분의(分義)요 팔자인 것을.
한눈에 보는
베스트 기사
- 1 권양숙이 딸을 위해 건넨 13억 돈상자는 환치기 방식으로 미국으로 송금되었다!
- 2 北김여정 입에서 '삶은 소대가리' 욕설 안 나와서 '로우 키(low key)'인가
- 3 ‘답변이 제한됩니다’는 하나마나 한 말장난
- 4 '암살자(들)'의 가장 궁금증…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왜 출연했나?
- 5 북한군 두 포로 공개- 왜 잔인하고 무책임?
- 6 '부캉이'가 인기더니 결국 신격화?
- 7 우리의 아들인 국군 장병 3명이 다친 사고입니다
- 8 잠시 韓이 싫었지만 이젠 韓을 위한 변명을
- 9 "나 자살하지 않았어. 살해됐어”
- 10 지금 한동훈에게 필요한 것












신당 창당 출사표에 한자성어를 남발한 문자속 깊은 이준석도 口是禍之門이요 舌是斬身刀란 말은 몰랐나.
才勝薄德한 녀석같으니.